프리앰프를 들고 합주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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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 써클 졸업생을 위한 일종의 노인정이라고 할까, 학교 동문 근처에 능력있는 선배들께서 식당건물 지하에 좋은 연습실을 꾸며주시고 지금도 유지 비용을 지불하고 계시다. 나도 이런 얘길 하고 있을 나이가 아니므로, 슬슬 동참해야겠지.
프리앰프를 만들어놓고도 대형 앰프에 물려본 적이 없는데,연습실에 굴러다니는 Hughes and Kettener의 중형 콤보와 AC30에 각각 물려본 결과..
Recto Module: 소리는 가히 대박. 대볼륨으로 들으니 배(^^)와 땅바닥을 울리는 박력 (혹자는 이걸 댐핑감이라 했든가?)이 정말 압권이었다. 다만 프리앰프에서 채널 전환이 잘 안되는 이유로 합주중엔 불편함이 있음. 패달 스위치 및 이와 연결된 절환 기능 괜히 있는게 아니다. 다음에 만드는 프리앰프에서는 필히 반영해야 할 듯하다.
JCM800(2123): 소리는 기대 이하, 생각보다 하이가 살아있는 날선 소리가 날 듯 했으나 영 바보같은 소리가 났음. 아마도 제대로 마샬소리내는 것은 출력파트까지 제대로 만들어야 가능한가보다.
Bogner FISH Brown Channel: 최근의 반헬런 소리를 내기엔 살짝 게인이 떨어지는 것 같긴 하지만, 쓸만한 소리로 들린다.
종합해보면, 게인이 높은 경우 소리가 괜찮았는데, 게인이 좀 낮아지면 그것이 크런치하지도 않고 멍청하게 들렸다 (최종단 파워앰프 디스토션을 흉내내기 위한 다이오드 클리핑때문인건지). 프리앰프라서 편하고 좋은 것은 있는데, 파워앰프와 맞물려 도는 느낌이 없다보니 볼륨에 따른 반응이 부자연스럽고, 컨트롤이 프리와 콤보에서 다 되다보니 쓸데없이 복잡하단 거. 반대로 저볼륨에서도 강력한 게인이 받쳐주니 더 바랄 것 없었다.
AC30라든가 Hughes and Kettener의 자체 게인으로 쳐보니 프리앰프를 조합하는 것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구렸다. 차라리 꾹꾹이 부스터 기능을 넣어서 쓰면 좋을 듯 하다. 대볼륨으로 플레이하니 피드백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결국, 큰 볼륨으로 소릴 듣다보니 앰프 톤의 미묘한 차이 이런 거 솔직히 모르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playability(not flexibility), fast response(not versatility)가 가장 중요한 요소같고, 클린/미드게인/하이게인 채널 3개로 꾸리되 각 채널의 출력 볼륨을 다르게 해서 톤 밸런스를 유지하도록 해서 합주나 공연에 대비하는 게 맞아보인다.
모듈러로 꾸미는 것은 어디까지나 프로토타입을 제작할 때나 의미있어보이고, 합주나 공연에 들고 다닐 때는 뭐니 뭐니해도 운반이 쉽고 간편하고 튼튼해야 된다는 거다. 부실한 플라스틱 케이스안에 450V DC가 걸려있는 회로판이 고정도 되어있지 않고 거기에 진공관도 부실하게 매달려 있는 상황이니.. 가뜩이나 날도 비가 많이와서 습한 터에 하마터면 살짝 (그곳에) 갔다올 뻔 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