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mmy effect에 관하여..

Whammy effect는 digitech의 Whammy pedal을 얘기한 건데, 어제 문득 생각이 났던 거다. 이것은 다른 왠만한 꾹꾹이와 다르게 DSP가 들어간 패달 effect다. 원래도 다른 패달에 비해 원가가 많이 들어갔던 건데 지금은 여러 번 판올림을해서 IV를 넘어 DT(?)에 이르게 되었고 DSP가 들어있는 덕택에 다양한 이펙트도 추가가 되었다.

어쨌든 회로를 아무리 가져다 베껴 만들어봐야 S/W가 없는 이상 의미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놈이 뭐하는 놈이냐면 기실 pedal controlled pitch shifter?인 것이다. Pitch shift를 패달로 조정하는 그런 건데, 요새의 깔끔하고 이쁜, 그리고 지능적인 pitch shifter에 비해서 정교함이니 뭐니 이런 건 없고 그냥 내 발로 맘대로 컨트롤 할 수 있고 그 특유의 소리가 어찌보면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거라 볼 수 있겠지. 아마도 오래 연주해 온 사람들은 발로 익힌 그 감각까지도 중요한 요소라 볼 수 있어서, 더 싸게 더 잘 만들어도 ‘에이 이건 아닌데?’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렇게나 기술의 세계는 단순히 얼마나 기술적으로 뛰어나냐 잘했냐와 별 개인 것인 듯 하다. 어쨌든 Digitech의 Whammy가 나올 시절엔 이놈도 참신한 놈이었고 쉽게 생각할 수 없었던 물건이니 대단한 발명이었다고 해줘야 맞지만, 거꾸로 지금와서 예전의 허접한 기술들을 들이대면서 예술적으로든 감성적으로든 엄청난 의미를 가진 기술이라고 떠드는 것도 참으로 약장사같은 짓이다 하고 싶다. 요샌 기술 발전과 더불어 그런 ‘기술 약장사’가 워낙 성행하는 세상이 되고보니, 약장사의 말에 속아 그냥 멋지고 희망된 면만 바라보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저게 얼마나 새빨간 거짓말인가 분석해보고 탄식하며 믿을 놈 하나 없다며 늘상 우울해야 하는 게 맞을지 아직도 분간이 안된다.

DAW 세상이 된 지금은 컴퓨터에서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 궁금할텐데, pitch shifter plugin을 automation하든가 아니면 외부에서 expression pedal을 밟고 그것을 pitch shifter에 routing하든가 하면 된다. 플러긴으로 만들어도 되겠지만 너무 기능이 빈약할 듯 하고, 제대로 만들면 기존의 플러긴과 다를 게 없고. 그래서 안나오는 것 같다고 보면 맞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