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더 스트랫을 지르고 싶은데..

싱글의 까랑함이 좋아서 그 예전에 커스텀을 했었던 적이 있다. 펜더 스트랫을 전혀 써본 적 없는 내가 펜더스트랫형의 커스텀을 맞추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던 것 같은데, 범용적인 것을 만들겠다고 싱싱싱도 아니고 싱싱험 조합에, 지금 생각하면 기타 한 대로 뭐든 다할 수 있는 범용적인 뭔가를 기대했던 것 같다. 그 결과 기타는 엄청나게 무겁고 저렴한 가격으로 도색이 잘된 기타를 만들긴 했는데, 뭔가 왠지 어설픈 그런 결과물이 나왔다고 해야겠다. 생각해보면 그냥 까랑한 맥펜이나 일펜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 것으로 임무 완료였던 것인데, 괜시리 이도 저도 아닌 기타를 커스텀으로 만들어서는, 빈티지한 음악에도 그렇다고 모던한 음악에도, 또 올드락에도 하드락에도 메탈에도 그 어디에도 쓰기 뭐한 상황에 처했던 것이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누군가 커스텀 기타를 만들겠다면 말리는 상황이다. 뭐 나만의 디자인과 소리를 찾는 이라면 뭐 내가 할 말 없다만. 적당한 가격에 내가 찾을 수 있는 기타의 장점들을 모조리 묶어다가 ‘짬뽕’ 기타를 만들고자 한다면 좋지 않은 방법이라고 얘기하는 것이다. (더 웃긴 건 그렇게 커스텀을 해놓고 펜더 데칼을 붙인 이들이 꽤 여럿 됐었다는 거다. 나 역시도 그럴까 했고.)

요샌 앰프 시뮬 플러긴을 만든답시고 앉아있는데, 빈티지 사운드를 내는 앰프 모델에 모던한 수퍼스트랫을 꽂아서 쳐보니 이것은 영 느낌이 아니라 더더욱 간절해졌다. 늘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까랑한 올드 성향의 기타를, 그것도 내가 생각하는 가치의 2배 이상을 지불하면서 ‘펜더 어메리칸 스트랫’을 사기엔 좀 억울하단 거다. 알다시파 아무런 사용자 편의 기능이 없다. 그저 까랑하단 것 빼곤. 픽업이 까랑하단 것은 저음이 부족하단 것이고, 어찌보면 이것도 일종의 설계 실수(?) 혹은 defect와 같은 것이다. 그렇다고 멀쩡한 픽업을 까랑하게 만드는 것도 웃긴 일이니 (디지털 세계에서 너무나도 쉽게 그렇게 만들 수 있긴 하다).

쉽게 말해서 line6의 variax 같은 악기들에서 하는 일과 같다. 픽업 위치라든가 픽업 타입에 따라 주파수 응답이 다른 것을 이용해서 일종의 matched EQ 작업을 하는 것 말이다. 요샌 matched EQ를 넣어서 플러긴 세계에서도 많은 놀이를 하는 모양이긴 하다만.

그래서 손품을 좀 팔아보니 요샌 스콰이어의 Classic Vibe가 인기가 좋단다. 가격이 스콰이어치고는 매우 비싼 $379에 이르긴 하다만. 맥펜에 비해서는 100여불이나 싸고, 미펜 스텐다드의 1/4 정도의 가격이니 인기가 좋은 모양이다.

예전에 펜더 기타를 보면 Fullerton, CA가 적혀있어서 여태 공장이 그곳에 있나 했는데 이미 50년대에 (기타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 이사했다고 한다. 작년인가 Fullerton에 사시는 지인 댁에 방문해서 영문 모르고 기타 공장이 있느냐 물었던 기억이 난다. 여태 Fullerton에 그 공장이 있었다면 지금의 미펜 가격은 아마 지금의 2-3배는 되어야 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