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놀이 (10); Fujian 35mm f1.7 C mount 렌즈에 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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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an 35mm f1.7 Cmount 렌즈에 대해서 인터넷에서 대부분 평이 좋은 것 같다. 일부 몇 명을 빼고는. 덕택에 나도 속아서 구입하게 되었는데 (물론 c mount adapter까지 포함해서), 외관은 그럭저럭 특이해보이는 것이 흥미를 유발하는데, 역시나 렌즈 성능이 꽝이다. 1inch 혹은 그보다 더 작은 센서를 위해, 또 엄청난 광학적 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카메라를 위해 만들어진 렌즈가 APS-C 센서에서 좋은 성능을 낸다면 오히려 잘못 만든 렌즈라 봐야 맞다 싶다. BMPCC같이 작은 센서를 쓰는 카메라에는 나름 먹힐지 모르겠다만, APS-C 센서에서는 강력히 비추한다. 어쨌든 분위기를 보면 실체를 잘 모르는 이들이 많아서 그런지 꽤 잘 팔리고 있는 듯 하다.
처음에 받은 인상이 좋질 않아서 거의 쓰질 않는데, 그러다가도 일단 구해놓았으니 심심할 때 혹시나 괜찮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끼워보는데, 역시나 안되겠구나 하는 결론만 얻게 된다.
삼각대를 놓든 셔터타임을 빠르게 하든 f1.7에서는 결과가 너무 소프트해서 몽환적인 상태? 현기증이 심할 때에 시야로 들어오는 것들을 표현하기에 적당할 것 같다. CCTV 렌즈 답게 조리개는 클릭하는 느낌이 없이 부드럽게 돌아가는 조리개인데 봐줄만한 사진이 나오려면 조리개를 5.6 정도는 가져가야 되지 싶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가 너무 소프트하고 뭉개져서 내가 찍을 때 심하게 손이 흔들렸던 것인지 아니면 초점을 영 이상한데에 잡은 것인지 도무지 혼동된다.
정말로 옛날 필름 영화 같은 맛을 내고 싶다면, 중앙부만 부각되는 용도의 동영상 촬영 용으로만 쓰면 좋을 것 같다.
누군가 인터넷에 이 렌즈로 찍은 사진을 좀 올려둔 것 같은데, 그 사진들 보면 생각보다 색감도 좋고 쨍한데, 그 사진들에 속지 마시라. 내가 봤을 때는 다른 렌즈로 찍고 조작해놓은 것만 같다. 아니면 내가 받은 물건이 불량품이거나 아니면 그 분이 가진 렌즈가 돌연변이로 너무 성능이 좋았던가. 일단 단점만 열거하겠다.
0) 쨍한 날에 찍어도 색감이 많이 날아간 듯 찍힌다.
1) 흐릿한 초점, 전체적으로 초점이 안 맞아있는 듯 찍힌다. F1.7로 보여지는 상은 대체적으로 주량이 소주 1병인 이가 소주 3-4병 마셨을 때의 상태와 비슷한 것 같다고나 할까. 요샌 맡기 힘든 연탄 개스를 병원 실려가기 직전까지 들이 마셨을 때의 상태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2) APS-C 센서에서 비네팅이 매우 심한데, 조리개를 5.6 이상 가져가야 비네팅이 덜 거슬릴 정도가 됨
3) 중앙부 대비 외곽부분의 화질 차이가 매우 심함. 버린다고 봐야 맞음 또 버리려고 이 렌즈를 쓰는 게 더 맞음
호기심 반 가격적인 매리트 반으로 구해보려한다면 절대 말린다. 좀 더 보태서 Canon FD 35mm F2.8 혹은 F2.0 (이 렌즈는 방사능이 나오는 토륨 산화물로 만든 렌즈라고 한다)를 구하길 바란다. 물론 40mm대 혹은 20mm대의 다른 좋은 렌즈들도 널렸다. C mount 렌즈들과 일반 풀프레임 렌즈와 화질은 절대로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거의 쓰레기 급이라고 봐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