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and Beck (released in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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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에 발매된 Jeff Beck의 There and Beck의 앨범은 역시나 재미나고 훌륭한 곡들이 참 많다. 예전 Jeff Beck의 음악을 첨 들었을 땐 메탈 음악을 막 듣기 시작하던 시절이라 전체적인 사운드가 시끄럽지 않고 기운이 빠진 듯 한 왠지 썰렁하다란 느낌이었던 것 같다. 왜 이 사람이 top guitarist라는 소리를 들어야 되는 것인가 자체도 이해를 못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고 기타를 잡은지도 어언 20년이 넘어가는 지점에 이르다보니 기타로 이렇게 다양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리고 정말로 다양한 범주의 음악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는 기타리스트가 정말 흔하지 않았구나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왜 이렇게 훌륭한 기타리스트를 몰랐었을까, 하지만 Jeff Beck은 일지감치 요절했거나 잠시 반짝하다가 사라지던 여타의 기타리스트들과 달리 정말로 오랜 세월 꾸준히 알차게 활동하고 있다. 같은 시절 활동하던 다른 기타리스트를 보라. 이미 저 세상으로 갔거나 활동을 진작에 접어 조용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그의 추종자들도 저 세상으로 갔거나 활동을 하지 않은 이들이 많을 정도니까.

이 앨범엔 음악 좀 듣는다면 좀 알만한 곡, 다른 밴드/기타리스트들에 의해서 다시 연주되고 있는 곡이 2개 정도 잡히는 것 같다.

The pump라는 곡과 El Becko라는 곡인데,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기타리스트라도 본인 앨범에 Jeff Beck의 곡을 연주해서 올려놓는 일은 주의해야하지 않을까 한다.

The pump는 Jeff Beck의 열렬한 추종자였던 Steve Lukather가 본인의 개인 프로젝트 앨범에 만들어 넣었는데, 고성능 기타 이펙트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 사실상 둘째가라면 서러울 기타리스트라 delay라든가 chorus 계통의 effect로 잔뜩 젖어있는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이 곡을 듣다가 다시 원곡을 들으면 오히려 너무 매마른 느낌이 들 정도라고나 할까.

El Becko는 Paul Gilbert가 본인 스타일의 장난기 가득하게 연주한 곡이 Guitar’s Practicing Musicians Vol.1에 있는데, 이후에 나온 다른 기타리스트들의 연주와 역시나 격이 다른, 매우 현란하면서도 정확하고 정말 나무랄 데 없는 테크닉으로 똘똘 뭉쳤으면서도 원곡의 분위기를 충분히 살린 그런 연주인 반면, iTunes 같은 곳에서 얻어걸리는 몇 개의 연주들은 원곡의 분위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대적인 기교가 돋보이지도 않고 이도 저도 아닌 것들이 대부분이다.

Backing track을 구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악보가 돌아다니는 곡도 아니라 재미삼아 녹음해 볼까 해도 부담이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