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shalll JM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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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 풀이로 기타 (프리) 앰프에 대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려 한다.

이번엔 1탄으로 Marshall JMP-1에 대해서 얘기하려 한다. 단지 블로그 유입 검색어가 많이 잡혔단 이유로 말이다.

이 장비가 등장한지는 잘은 몰라도 20년이 훨씬 넘은 것으로 알고 있다. 여태도 이 장비를 쓰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검색하는 것을 보면 실제로 많은 모양이다.

이 장비를 놓고 흔히 하는 착각이 이 프리앰프면 마샬 앰프의 거의 모든 톤을 뽑아주는 장비가 아닐까 하는 것인데 실제로 전혀 그렇지 않다. 그러나, 예전 악기 잡지에서도 그렇게 광고를 했던 것 같다.

실제로 12AX7 두 개가 들어가는 장치라 사용한 적이 없다면 몹시 기대하게 될텐데, 회로도를 들여다보지 않고 만져보면 물건을 잘못 산 것이 아닌가 아니면 조작을 잘못해서 그런 것인가, 어쨌든 기대에 많이 미달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회로도를 실제로 들여다보면 이게 왜 전통의 마샬 사운드가 아닌지 알게 된다. 앰프 설계자가 왜 이런 식으로 디자인하고야 말았을까 하는 궁금증도 갖게 되고 말이다.

기본적으로 JMP-1은 큰 맥락으로 볼 때 마샬의 전통 사운드: 1959SLP (super lead plexi)라든가 JCM800/900의 사운드와 거리가 좀 있다. 12AX7 두 개를 썼다면 이들 앰프의 프리앰프부를 그대로 가져오고도 남았을텐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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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회로를 보면 RC+opamp 구성의 증폭단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12AX7 두 개가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측은 디지털 부인데, 사운드가 디지털로 처리되는 게 아니라 채널을 바꾼다거나 파라미터를 바꾼다거나 하는 일을 한다. 지금 같으면 사실상 손톱만한 부품 하나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인데 당시에는 커다란 Z80에 SRAM과 ROM (Marshall딱지가 붙은 부품, 컨트롤을 담당하는 S/W를 담고 있다)으로 기본 구성이 되고 여기에 주변부 TTL (and/or 등등의 gate들이 패키지 화 된 것임)이 꽤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그림을 볼 때 전통의 plexi 혹은 JCM800과 어느 정도의 닮아있을 거라 생각이 들까? 저 커다랗고 까만칩들이 뭔가 요술을 펼쳐낼 것 같아 보이는가?

클린톤/드라이브톤 모두 전혀 다른 보이싱에 OD 채널은 diode clipping하도록 되어있고 솔직히 진공관은 뭐하러 들어간 것일까 싶을 정도로 톤의 대부분의 윤곽을 잡는 부분은 모두 opamp로 처리되어있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리라고하면 이 프리앰프는 전통의 마샬 사운드를 내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깔끔한 클린톤을 가지고 있다거나 파워풀한 드라이브를 가진 모던 하이게인 프리앰프도 아니다라고 하고 싶다. 정말로 전통의 마샬 사운드 (1959SLP/JCM800)을 랙 타입의 프리앰프로 기대한다면 사지 말아라. 단지 그 외관이 주는 이미지로 톤이야 어쨌든 만족할 수 있는 이라면 살 수도 있겠다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