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a Boogie TriAxis

이 프리앰프는 그 옛날 발매되었던 프리앰프들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봉에 꼽히던 프리앰프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컨트롤 부가 수동 조작으로 이루어지는 Quad preamp라든가 studio preamp를 매우 고전적인 마이크로 컨트롤러인 Z80으로 컨트롤하는 일명 midi-programmable preamp로 바꿔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전통의 Mark series 톤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이 장비의 장점이긴 하지만 아날로그 포텐셔미터와 달리 디지털 회로와 LDR (Light Dependent Resistor: 빛의 양에 따라 저항이 달라짐)로 tone/gain control을 하기 때문에 그 느낌이 실제 knob 조작과 다르다는 것과 mark series의 큰 장점인 EQ를 band별로 조작하지 못하고 dynamic voice라는 파라미터 하나로 조작하게 되어있어 좀 답답한 면이 없지 않다.

톤은 매우 다양하게 변화시킬 수 있지만, 어떤 앰프를 쓰든 주요하게 생각하는 몇 가지 세팅을 빼면 사실상 크게 달라질 것이 없기에 MIDI programmable하게 만들기 위해서 많은 요소를 포기했지만, 그것에 비해서 크게 얻어지는 것이 없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으로 본다. 모든 회로를 완벽하게 아날로그로 해놓고 채널 조작만 MIDI로 하게 해놓았다면 더 편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Mesa Boogie의 명기인 Mark IIc+의 회로도 여기에 들어있긴 하다. 프리앰프 측면에서보면 Mark IIc+이든 III이든 IV이든 약간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 (드라이브 단에서 저음을 더 주느냐 덜 주느냐 약간의 차이가 있음) 그저 Mark 시리즈라고 보면 될 것 같다.

프리앰프를 사용하는 경우에 흔히 착각하게 되는 문제가, 사실상의 모든 톤이 프리앰프에서 만들어지니 프리앰프만 있으면 레코딩도 할 수 있고, 다른 파워앰프에 붙여서 공연도 쉽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 하는 것인데, 그것은 전반적인 구성을 어떻게 해놓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체형 앰프의 경우는 대부분 프리앰프의 출력이 곧바로 파워앰프로 들어가게 되어있고, 파워앰프의 첫번째 증폭단 (대개 feedback을 받는 소위 phase splitter 혹은 phase inverter라고 불리우는 long tailed differential amplifier가 된다)에서도 상당한 찌그러짐이 일어나기 때문에 단순히 프리앰프의 출력을 받았다고 해서 일체형 앰프의 소릴 얻기 어려운 것이다. 이것은 프리앰프의 게인이 별로 높지 않은 앰프들에서 앰프를 크랭크 업 할 때 좋은 소리가 난다고 하는 이유의 근거가 된다고도 볼 수 있다. (물론 파워앰프가 많은 부분을 거든다.)

TriAxis의 경우는 프리앰프에서 짝이 되는 파워앰프 (2:90)도 컨트롤할 수 있게 되어있고, 프리앰프의 출력을 다시 받아서 파워앰프에 연결시킬 때 되도록이면 일체형 Mark series와 가깝게 가져가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잘만 조작해놓으면 좋은 능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프리앰프들의 경우는 출력이 오디오 레벨로 떨어지고, phase splitter를 거치지 않고 그대로 녹음하거나 찌그러짐이 없는 파워앰프를 통과하게 되기 때문에 흔히들 알고 있는 콤보 앰프(혹은 앰프 헤드)의 사운드가 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요새도 TriAxis는 많은 이들이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프리앰프 자체가 지향하는 사운드가 Mark series 하나로 굳어져있고 조작이 21세기 임에도 너무나도 고전적이기 때문에 많이들 앰프 시뮬레이터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 평가를 내려보라고 하면, 꼭 랙 마운트 타입의 프리앰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Mark series 앰프 헤드를 구입할 것을 권한다. TriAxis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장비 하나만으로는 원하는 소릴 얻기 어렵다. 오히려 그럴거라면 Axe Fx같은 시뮬레이터의 사운드가 훨씬 더 의도하는 바에 가까운 소릴 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