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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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키우겠다고 나름 푸짐히 먹었더니 작년 가장 빠졌을 때 대비 몸무게가 8kg이 늘었다. 아무래도 단숨에 빼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거의 굶기와 다름없는 다이어트 강행군 중이다.
3주 가까이 되었는데 5 kg이 빠졌다. 초반기에 글리코겐과 물이 빠져 나갈 때는 체중감량이 빠르게 되었는데, 그 이후는 속도가 현저히 저하되었다. 키톤 스틱으로 확인해보면 혈중 케톤체가 제법 많은 것으로 나오는데 그래도 체감되는 뱃살이나 러브핸들이라고 하는 옆구리살의 감럄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도 5 kg의 체중 감량을 느끼지 못하는 것을 봐선 5 kg은 더 빼야되나 하고 있다.
평소 먹는 양의 1/4 정도를 먹고 있는데 사실 칼로리 수로만 계산하면 건강에 안좋은 수준이니 더 먹으라고 하는데, 몸에서 느껴지는 차이는 별로 없다. 배고픔이 미친 듯 찾아온다는 것만 빼고 말이다. 마음 같아서는 일주일 단식이라도 하고 싶지만 참기 너무 힘들다.
아침에 뭐라도 조금 먹고 나간 날일 수록 허기짐이 더 심하게 몰려온다. 차라리 아무것도 먹지 않고 시작한 날의 허기짐이 오히려 더 덜하다.
3주간 덜 먹은 칼로리만 해도 대략 하루에 1,000 kcal가 되니까 20,000kcal이 넘어가는데, 7,000 kcal당 1kg 감량이라고 보면 3 kg 감량이 된 것이니까 나머지는 이들과 함께 들어있던 물이 빠져나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누가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한다고 했는가? 정말 열심히 운동해도 하루 200 kcal이상 쓰기 어렵다. 200 kcal는 캔 콜라 (160 kcal) 하나 혹은 맥주 캔 하나만 마셔도 대부분을 복구할 수 있는 수준의 아주 작은 양이다. 이것을 30일 한다고 쳐도 고작 6,000 kcal에 불과하다. 많이 쳐서 매일 200 kcal 초과 소모로 인해 매달 1 kg 정도 감량이 되었다고 치면, 계산 상으로는 1년에 12 kg을 감량할 수 있다. 사실 엄청난 감량이기도 하고 1년 동안 지속했으니까 굳히기가 되었다고 볼 수도 있을텐데, 여기엔 내가 1년 내내 소비하는 칼로리량과 섭취하는 양의 평형을 이루면서 200 kcal을 덤으로 소비할 수 있는 운동량을 매일 매일 채워줘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가능할 것 같은가? 계산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어쩌다 한밤에 식욕이 돋아서 약간의 간식만 해도 5-600 kcal은 단숨에 섭취한다. 회식이라도 하면 1-2,000 kcal를 초과해서 먹는 것은 일도 아니고. 대신 평소 섭취량의 5-600 kcal를 덜 먹으라고 하면 허기짐을 쉽게 견딜 수 없기 때문에 늘 그 이상을 채워넣게 된다.
일단 목표는 1개월 감량인데 속도가 더뎌져서 목표인 8kg에 도달하긴 어려워보인다. 최소한 두달은 허기짐 속에서 고분 분투해야 가능한 정도로 보인다. 먹는 일이 이렇게 행복한 일인지 몰랐다고나 해야할까.
반찬 투정하면서 끼니를 우습지 않게 거르던 시절이 갑자기 그리워진다. 지금은 반찬 하나 없이 밥만 있어도 신나게 먹을 수 있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