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ley Benton Custom Line Nashville Nylon Guitar

제목이 좀 길다. 나일론 줄을 쓰는 기타가 있었음 했었는데 사실 갖고 있지 않은 이유는 바디도 크고 소리도 커서 였다. 흔히 나일론 줄을 쓰는 기타는 클래식 기타라고 말 하는데, 대개 피에조 픽업을 붙여서 나오는 것은 많이 팔리지 않는다. 순수하게 어쿠스틱한 기타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연습용, 교습용으로 사는 것이라 일렉트릭이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 것이다. 밖에 나가서 performing할 일도 없고 recording할 이유도 없으니까.

어쨌든 난 밖으로 소리가 나는 것은 싫고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썼음 했는데 잘 알려진 야마하의 사일런트 기타는 보긴 좋은데 너무 비싸고 기타의 만듬새는 글쎄 그냥 내가 쓰기에 안정적일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 제껴 놓고 보니 검색할 때 걸려드는 물건이 하나 있었다.

대략 211불짜리 기타인데 배송비가 붙으면 245불쯤 되는 Harley Benton이란 브랜드의 Custom line Nashville Nylon string guitar라는 물건이다.

가성비 높은 기타로 유튜브에서 좀 알려진, Harley Benton이란 브랜드의 기타다. 말이 Harley Benton이지 그냥 중국산 기타인데 일련의 검수과정이 추가 되었고 독일 악기상의 주문사항이 반영된 그런 기타라고 보면 된다. 이 기타는 Thomann이라는 독일의 온라인 악기점에서만 독점 취급한다. 아마도 이 사람들이 괜찮다 싶은 중국의 기타 공방 하나에 독점 계약을 한 것 같다. 물론 그곳만 상대로 생산하진 않을 것 같다만. 겉보기 등급으로 좋은 기타들의 스펙을 그대로 딴 것들을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에 만들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팔리고 있는 것들과 비교하면 다소 카피의 정도가 낮을 뿐, 어차피 유명 기타의 디자인을 흉내낸 것은 맞다. 완성도에 있어서도 큰 차이는 없고 말이다. 해색해보면 엄청나게 다양한 제품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데, 가성비 하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완성도에 대해서 좀 이야기 하자면 외관은 그럭저럭 잘 되어있지만 프렛 가공이라든가 넛 가공, 튜너와 같은 부품들이 좀 하급의 부품들이라 튜닝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거나 안들어맞는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사실 이 부분은 사용자가 적당히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초심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니까 싸다고 덥썩 구입했다 낭패를 볼 수 있다.

어쨌든 난 역시나 처음 쓰는 것이라 수준이 형편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내가 원하는 용도에 딱 들어맞았다. 걱정 스러웠던 튜닝도 잘 맞는 편이고 말이다. 나일론 줄을 쓰는 레스폴 바디 형태의 기타인데, 픽업은 피에조 픽업만 붙어있는 그런 기타다. 사실 그 기타한테 더 바랄 건 없다. 쓸데없는 그래픽 EQ라든가 쓰지도 않을 편의기능 다 의미 없다. 원가는 얼마 안할 그런 기타지만 세상에 이런 기타가 없으니까 구입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싸구려 클래식 기타를 구입해서 거기에 피에조 픽업을 장착하는 방법도 물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런 일은 참 많이 해봤는데, 일단 어떤 기타든 어떤 식으로든 개조를 하고 나서 좋은 결과를 얻진 못했다. 고작해야 픽업을 바꾸는 정도만 해야지 그 이상의 개조는 결국 그 기타가 내게 머물 수 있는 시간만 줄여줄 뿐이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그 개조가 잘못되서였다기 보단 개조를 하면서 그 기타는 이도저도 아닌 기타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기타는 솔리드 바디에 나일론 스트링이 붙어있는 단촐한 구성이고 통이 따로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저음이 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 같다. EQ로 좀 올려주면 되고 이런 저런 일반적인 이펙터들 붙여주면 아주 잘 먹힌다. 아직은 오래 사용하지 않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심심해서 이것 저것 녹음할 때 나일론 소리가 필요하다 싶으면 그냥 꺼내서 쓸 수 있는 그런 기타다. 속주 아주 잘 된다. 넥이 편하게 느껴지고 지판이 넓어서 여러 가지로 좋다.

다음엔 스틸 스트링을 달고 있는 것도 사보고 싶은데, 그냥 다른 솔리드 바디 기타에 피에조 픽업을 하나 달아버릴까도 생각하고 있다. 단지 프리앰프 하나 만들어서 넣기가 귀찮아서 그냥 있을 뿐이다. 요샌 피에조 픽업용 프리앰프도 $10 불이 채 되지 않는 세상에 산다. 정말 대단한 생산공장인 중국 덕택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