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c Pro로 AU plugin 사용하여 녹음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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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Ax8을 장만하면서 Logic 안에 있는 AU plugin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녹음하게 되었다. 사실 그 전까진 사실 raw guitar sound를 녹음하면서 귀로 들리는 소리는 모두 AU plugin에 의존해서 이펙트를 입혀서 작업했는데, 이미 녹음된 트랙도 플레이시에 플러그인을 가동해야 되고 내가 트래킹하고 있는 소리에도 역시나 이펙트를 입혀서 들으면서 해야 되니까 계산하기도 복잡한 추가적인 latency를 감수해야만 했다.
머리 아프게 그것들을 다 계산할 이유는 없다. 이미 logic pro에서도 많은 부분 보상해주고 있고 계산한다고 한들 그게 정확히 맞아떨어질 일도 없으니까. 단지 이것에 대하여 정리하는 이유는 혹여나 예전의 나처럼 외장 이펙트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AU plugin에만 의존해서 작업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해서다.
우리가 멀티트랙으로 작업하지 않고 하나의 트랙으로만 작업한다면 audio latency가 얼마가 되든 사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여러 개의 트랙으로 작업하되, 특히 미리 녹음해둔 트랙을 들어가면서 새로운 트랙을 녹음할 때가 문제가 된다.
왜 문제가 되냐고??
- 이미 녹음한 트랙을 플레이할 때 latency가 발생한다. 컴퓨터가 보여주고 있는 화면에 비해서 실제로 오디오 장치를 타고 흘러나오는 소리는 아주 약간 과거의 소리이다. (시간 지연이 있다는 말이다.)
- 내 귀로 들어온 소리가 내 머릿속에서 인지되는 과정에서 딜레이가 생긴다. 나의 나이가 20세에서 멀어질 수록 더 길어진다 ㅠ.
- 들은 소리를 바탕으로 내가 다른 연주를 할 때 발생하는 시간 지연이 있다. 역이 나의 나이가 20세에서 멀어질 수록, 악기에 대한 숙련도가 낮을 수록 길어진다.
- 내 악기로부터 나온 소리가 어떤 외장 이펙트를 거켜온다면, 특히 그것이 디지털 이펙트이면 처리 과정에서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 오디오 입력장치 (오디오 인터페이스)에서 디지털로 신호 변환을 하면서 시간 지연이 생기고, 그것이 USB 장치들을 지나오면서 시간 지연이 생긴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연주자가 DAW의 플러그인에 의존해서 연주하고 있다면 연주자는 그 자신이 연주하고 있는 소리가 아닌 컴퓨터에서 가공된 소리를 들어가며 연주해야 되기 때문에 추가적인 엄청난 시간 지연이 발생한다. 얼마나 많은 플러그인을 얼마나 많은 내부 버퍼링을 통해 하고 있느냐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것은 앞에서 열거한 것보다 훨씬 클 수 있다.
내가 아무리 칼박으로 연주하는 숙련된 연주자라 하더라도 이런 환경에선 황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AU 플러그인 정도면 실시간이라 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할 수 있는데, 고성능 외장 이펙트와 비교하긴 무리다. 만일 외장 이펙트를 사용하기 전에 스스로 박자감각 없음을 한탄하고 있었다면 사용 후에 제대로 녹음하고 나면 스스로의 능력에 놀라게 된다. 박자를 잘 맞추어 연주한 게 대단한 게 아니라 안좋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었단 것이다.
외장 장치로 녹음하더라도 latency 보정을 위해서 대략 1000 sample 정도 앞으로 당기게끔 한다. 만일 내부적으로 다양한 이펙트 (특히 다이내믹 이펙트)를 걸어주어야 하는 경우엔 대충 3-4000 sample 정도 앞으로 당겨달라고 설정해야 박이 크게 어긋나지 않게 녹음 된다.
만일 외부장치 없이 예전처럼 au plugin에 의존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 문제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매번 같은 개수의 이펙트를 걸 수도 없고.
한 달 정도 사용해본 후의 소감은 다음과 같다.
- Raw track을 녹음하여 두면 나중에 이펙트를 맘대로 바꿀 수 있으니 좋지 싶지만, 프로 뮤지션이 아닌 이상 그럴 일은 없다. 프로뮤지션처럼 높은 완성도의 연주를 녹음할 수 있고 스튜디오 장비를 다양하게 대여해서 쓸 수 있으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엔 외장 이펙트를 사용하는 것이 많은 이득이 있다.
- 외장 이펙트를 일단 신뢰하게 되면 다른 부분에 더 많은 신경을 쓸 수 있다.
일례로 쓸만한 외장이펙트가 없을 때에는 가지고 있는 플러그인을 활용해서 좋은 소리를 만들어내려고 대부분의 작업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아무리 까다로운 사람이라도 즐겨 사용하는 장비가 있다면, 대개 애용하는 쓸만한 프리셋 몇 개를 계속해서 사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플러그인으로 작업하면 작업할 때마다 계속 새로운 조합을 만들기도 하고 플러그인의 선택의 폭이 넓어서 이것 저것 다 들어보면서 하게 되면 프로 뮤지션이나 프로 엔지니어도 아니면서 쓸데 없는 부분에 많은 시간을 써서 결국 원하는 일은 하나도 하지 못하게 된다.
결과물의 품질이 올라가게 되는 것은 단순히 어떤 악기의 소리가 좋아져서라기 보단 불필요한 부분에 허비하는 시간이 줄게 되기 때문이다. 어차피 사람은 한명이고 하고자 하는 일은 다람들 대 여섯 이상이 붙어서 해야하는 일이니까 쓸데없는 부분에 시간과 정신에너지를 쏟다보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정리하면,
- 좋은 외장형 이펙트를 사용하라. 비싸더라도 결국엔 그만큼 보상 받는다.
- 허접한 것을 사용하다보면 아무리 열심히 하더라도 허접한 소리밖에 나지 않고 리세일링 벨류라는 게 아예 없기 때문에 모든 면에서 손해를 보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Fractal Audio의 AX8은 정말 쓸만한 물건이다 싶다. 호불호가 갈리는 물건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이 정도로 만족스럽게 사용한 외장형 이펙트는 없었다. AxeFx에 비해서 용도도 매우 다양하다. 시스템 부하 때문에 많은 이펙트를 걸지 못하는 것은 post processing으로 충분히 가능하고, 현재의 capability로 볼 때 라이브를 하더라도 이펙트를 x떡칠한다 소리를 듣고도 남을 정도로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