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통신과 음성통화?

예로부터 이동 통신망하면 voice가 얼마나 잘 되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voice는 예전 기술로 보면 이동통신에서 매우 중요한 서비스 품질의 잣대? 그런 것이었다. 이를테면 평소 통화 품질도 그렇고 이동 중의 통화 품질도 그렇고 여러 개의 기지국 영역 (cell? sector)을 이동하더라도 통화자가 그런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게 매끈하게 통화품질을 유지시켜내는 게 중요한 문제였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 셀 설계 (cell planning)이며 뭐 link budget이며 필드 테스트/트라이얼 등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쉽게 말해 컴퓨터로 모의실험도 해보고 계산도 해보고, 또 기지국 안테나를 설치해놓고 단말을 실은 차를 타고 품질을 체크하는 노가다를 뛰는 일이다.

사실 3G 시절만해도 아무리 안좋은 상황에서도 어떻게든 단말이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으면서 최소한의 품질로 음성 통화를 유지하게끔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HSDPA다 뭐다 데이터 전송도 중요한 문제였지만 현재 기준으로 3G의 데이터 서비스로 돌아가라고 하면 아마도 몹시 답답해할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안다. 그러나, 2000년 초반에는 굉장한 것이었으니까. 물론 그 당시엔 스마트폰이라는 데이터 먹어대는 괴물도 없었긴하다만. 2010년초만 해도 무선망으로 동영상을 본다든가 하는 일은 가능은 했지만 돈 걱정 없는 분들이라든가 통신 요금을 안내도 되는 (회사에서 대신 내주는) 통신사 직원들이나 팍팍 쓸 수 있었지 싶다. 지금은 무선으로 동영상을 보지 않는 생활 자체가 상상이 안되는 시절이니까 당장 10년 전과도 엄청난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그것이 가능해진 것은 기지국으로 엄청 촘촘하게 설치했기 때문이다. 또 그런 용도로 4G 시스템이 설계되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한 조건에서 음성통화를 쓰는 것은 정말 새발의 피에 불과하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음성통화는 mp3로 듣는 수준의 음질에 비하면 엄청나게 낮은 품질로도 가능한 것이고 그 데이터량으로 볼 때 4G 시스템에서는 배보다 배꼽이 큰 존재가 되었다. 무슨 말이냐면 많은 데이터를 송수신해야 효율이 높아지는 통신 시스템에서 이렇게 크기가 작은 패킷을 주고 받는 것은 효율이 떨어지는 일이 되었단 것이다. 뭐 이를 테면 큰 데이터를 주고 받을 때 음성 패킷을 붙여서 보낸다거나 하면 좋을 정도인데, 음성 패킷의 특성상 주어진 시간 조건이내에는 반드시 전송이 완료되야 음성 품질 (시간지연)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그 크기와 상관없이 중요도는 아주 높은 패킷이 된다.

이게 5G로 오면 그 차이는 더 심해진다. 그러나 사실 5G도 알고보면 LTE의 확장판 내진 개량판이고 어떤 조건에도 시스템 설정을 맞춰서 동작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고, 4G와 5G의 유사성이 높다보니까 기지국 시스템도 대개 하나의 장비가 4G/5G를 동시에 지원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 그러니까 일단 4G로 들여놨다가 쉽게 말해 스위치만 철컥 하면 5G가 되는 정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4G/5G 음성 통화를 구분하는 것도 무의미해보인다. 그냥 VoIP용 RTP 패킷을 4G 기지국으로 흘렸냐 아니면 5G 기지국으로 흘렸냐의 차이일 뿐. 단말 입장에서도 단말 모뎀이 4G 모드에서 RTP 패킷을 주고 받고 있는지 5G 모드에서 주고 받고있는지의 차이만 있을 뿐, RTP 패킷을 실제로 처리하는 앱 입장에선 어떤 네트워크를 타고 왔느냐가 별 의미가 없다.

5G 망에서 보면 음성 수준의 정보를 보내는 패킷 따위는 그냥 효율도 떨어지고 거추장스러운 데이터 부스러기일 뿐. 기지국만 촘촘히 놔주면 5G 망의 줄어든 latency 때문에 hand-over 조건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패킷 몇 개 주고받다 오류가 나더라도 티가 안나게 된다. 단말은 새로운 cell을 보다 빨리 탐색해서 좋은 조건의 셀에 보다 빨리 붙을 수 있고, 5G가 깔려있는 곳이면 4G/3G 심지어는 2G도 백업으로 있으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오지도 있다) 음성 통화가 단절될 일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