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Le Max 2 부활하다.

폰이 망가지면 이참에 폰 없는 생활을 해볼까 아니면 정말 컴팩트한 구형 스마트폰을 사볼까 (난 요새 폰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했는데, 마침 폼으로 들고 다니는 Le Max 2의 유리가 깨졌다. 대개 그렇듯 액정은 무사한데, 이러한 경우 전면 유리를 바꾸거나 아니면 전면 액정/디지타이져/유리를 한꺼번에 바꾸는 방법으로 수리한다.

어차피 싸구려 폰이었으니 망가지면 그만 아닌가, 사실 망가지면 버릴 생각으로 산 생각도 없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폰이 없이 사는 것은 하겠는데, 멀쩡한 Snapdragon 820이 놀고 있는 것도 뭐하고 그렇다고 리눅스를 올리거나 해서 미니컴퓨터로 쓰려고 해도 화면이 보이질 않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사실 요새 나오는 폰의 사양을 보면 이것보다 딱히 나을 것도 없다는 결론을 얻는다.

프로세서도 대개 SD660 정도 달고 나오고 630/635를 달고 나오는 신제품도 많다. 화면의 해상도는 대개 이 폰 (2560x1440)보다도 못한 게 보통이다. 그래서, 혹시나 수리가 싸게먹히면 살려볼까 하고 ebay를 뒤져보니 어라?! 액정/디지타이저 모듈이 중국에서 배송비 무료로 $20이란다. 유리만 액정에서 분리해서 바꾸는 방법도 있긴 하지만 이 경우에 액정을 말아드시는 경우엔 죽도 밥도 안되는데, 대개 이런 경우는 액정/디지타이저 모듈이 비싼 경우에나 하는 수리이고 $20 정도면 정말 할만한 거다. 한번 주문하면 한 세월 걸리겠거니 했는데, 3일만에 떠억 배달이 되어있는 것이다.

이 폰은 전면 유리를 분리하는 것을 시작으로 본체로 진입하도록 되어있어서 이미 유리가 깨진 상태라 분리가 아주 쉬웠다. 유리를 걷어내면 금속판 하나가 있는데 대략 아주 작은 볼트 십여개를 제거하면 메인보드와 배터리와 만나게 된다. 2년전쯤인가 이 폰이 단종될 것을 대비해서 주문해 놓은 배터리까지 찾아서 교체해놓고 마지막은 양면 테입을 골고루붙여서 최종적으로 유리와 액정 모듈을 결합하고나니 억울하지만 2-3년은 더 쓸 수 있는 상태가 되어버렸다.

좀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훨씬 구 모델인 Nexus 6의 액정/디지타이저 모듈은 $60 가량 된다. 사실 수리를 포기하는 게 맞다 이런 구형 폰의 경우는. 이보다 판가가 높았던 삼성제품들은 대개 $40 정도면 모듈을 구할 수가 있고 수리는 생각보다 매우 쉽다. 난이도가 높은 경우는 앞에도 말했듯이 유리와 LCD를 분리해내야 하는 경우가 그러한데, 이 부분은 부담 요소가 많고 들어가는 노동에 비하면 LCD 모듈을 사다가 편하게 수리하든가 아니면 포기하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낫다. 실패해서 LCD까지 말아드시면 어차피 LCD 모듈을 사서 수리하든가 포기하든가 해야되니까. ​

뭐 그래도 어차피 낡은 폰인데 싸게라도 수리해보고 이참에 망가지면 아예 버린다는 생각으로 해보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