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ro Four Thirds 카메라의 심도 표현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폰카와 거의 심도차이가 없다. APS와 비해도 차이가 제법 나고 FF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MFT 카메라를 사놓고 심도를 낮추겠다고 비싼 렌즈를 달아봐야 참 무의미하구나 싶은 게 FF 카메라에서 F2.8-3.5 정도의 적당한 렌즈만 붙여도 MFT에서 렌즈에 돈을 들여봐야 나오기 힘든 정도의 심도까지 척척 잘 나온다. 사실 APS-C도 마찬가지다. 그냥 Kit lens면 충분한 게 만듬새나 성능/줌 영역이 아주 쓸만하기 때문이다.

MFT를 가지고 심도표현을 하겠다면 글쎄 디오라마나 소형 프라모델처럼 미니어쳐 세계를 촬영할 때나 맞지 싶다. APS-C 혹은 FF로 찍으면 이 미니어쳐 세계의 심도는 너무 얕아지는 경향이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다고 최단 촬영 거리가 그렇게 짧은 편도 아니다. 그러니까 심도표현이 안되는 거라면 매크로라도 잘 되어야지 하지 않나? 하면 아니다란 거다.

FF으로 동영상을 찍으면 심도가 많이 얕고 초점 잡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초점이 좀 나가면 금방 티가 나니까 사실 좀 버려지는 클립이 많아지지 싶은데, MFT는 그럴 염려는 거의 없다 시피하다. 물론 폰카로 찍을 땐 사실 이 카메라에 초점 기능은 뭐하러 있는가 그냥 무한대 고정이면 되지 싶을 정도로 의미가 없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까 APS-C/FF에 비해서 거의 대부분 쨍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MFT는 그냥 무한대 고정으로 촬영하게 하는게, 거의 매크로처럼 가까운 것을 찍겠다 할 때나 초점을 잡게 하는 것이 멀쩡하게 버려야 하는 샷을 건지게 해주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더 솔직한 마음으로는 APS-C에서 낮은 심도 표현을 하겠다고 f1.4 정도 되는 비싼 렌즈를 사는 것 보단 차라리 그냥 FF에서 F2.0 정도 되는 렌즈만 써도 되는 것 아니냐 하듯이 말이다.

잘 생각해보면 APS-C보다 FF에서 렌즈값이 많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동급으로 1:1로 매칭해서 찾으면 APS-C쪽이 더 비싸다. 이를테면 APS-C에서 16mm f1.4 렌즈를 찾겠다면 FF에서 24mm f2.0 정도의 렌즈를 찾으면 되는데 실제로 더 싸다.

그러니까 스틸샷으로 가자면 FF가 맞고 비디오로 가겠다면 MFT만 되도 되지 싶다. 비디오가 너무 심도가 얕으면 너무 몽환적이고 일부러 이런 표현을 하겠다면 모를까 (그럴 일이 거의 없다 부자연스러워서) FF을 쓸 필요까지 없다고 본다. 동영상을 편하게 찍기엔 FF는 렌즈 포함하면 너무 크고 무겁다. 그렇게해서 딱히 MFT와 비교해서 더 좋은 결과물을 얻기도 애매하다. 저조도 성능이 좋긴 하지만 반대로 조도가 높을 때엔 심도를 낮춰찍기 위해서 일부러 ND filter를 달아야 하질 않나 FF에서도 저조도 화질을 제대로 건지려면 결국 조명을 보강하는 방법밖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