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익스프레스 vs. Harley Ben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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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좀 어이없긴 하다. 솔직히 둘 간에 가격 비교는 가능할 지언정 성능이나 품질 비교는 안된다고 본다. 후자가 모든 면에서 우위에 있다.

결론으로 말하자면,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판매되는 기타, 장식품으로 쓸 생각이 아니면 사지 마라. 뜯어 말리고 싶다. 좀 비싸면 괜찮지 않겠냐? 별 차이없다. 둘 다 다 장작급이다.

이번에 Thomann을 통해서 $100 하는 스트랫을 하나 사봤다. 여태 스트랫을 사서 내내 낭패만 봐왔지만 또 사본 거다.

결과? 5일 써봤는데 대박으로 까진 아니지만 기대 이상으로 아주 좋다.

사실 싸구려 스트랫에서 Squier Bullet은 아주 오래전에 대박 실망한 적이 있고, 그보다 좋다는 상급의 Vintage modified라든가 또 내가 구입했던 Classic Vibe는 완성도는 높았는데 지금은 품질에 비해서 가격대도 높아지고 해서 별로 끌리질 않는다. 요샌 MN 시리얼이 붙는 것도 죄다 1000불을 넘어가는 시절이니까 뭐 할 말은 없지만.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주문한 2대의 스트랫, 하난 스캘롭, 하난 그냥 민짜 스트랫이었는데 둘다 다 이 할리 벤튼 스트랫보다 비싼 것들이었지만 악기로서의 성능으로나 소리로나 모든 면을 고려해봐도 절반 정도 혹은 그 이하라고 봐야 할 것 같다.

‘가격도 안되고 성능도 안되고…이안에 배신자가 있다…이게 내 결론이다..’

그만큼 할리 벤튼이 잘만들었단 얘기도 되고 그만큼 알리 익스프레스에서 파는 기타가 관상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번 구입한 것으로 해서 할리 벤튼만 총 3대다. 3대 모두 다 만족스럽다. 베이스도 $100 짜리를 쓰고 있으니까 가격대로 보면 정말 궁색한 콜렉션인건데, 또 일평생 이렇게 가격적으로 형편없는 구성을 갖춘 적이 없지만, 지금처럼 다양한 소리를 낼 수 있었던 적도 없다. 나한테 실질적으로 도움은 안되는 비싼 메이커의 비싼 모델 기타들만 줄줄이 들고 있는 것처럼 의미 없는 일도 없다고 본다.

비싼 케이스에 넣어두었기에 어쩌다 케이스를 쳐다볼 때 뿌듯함을 주고, 또 기대에 가득차 뚜껑 열고 꺼내볼 때만 뿌듯한 느낌을 줄 뿐, 연주할 땐 내내 ‘아 이게 아닌데’만 연발하게 되고 내내 ‘내가 뭘 잘못한 건가?’ 하는 어리둥절함에만 빠지게 되는 고가 악기. 그래서 뒷면 캐비티도 열어보게 되고, 줄도 바꿔보기도 하고 넥도 조정해보고 별 짓 다 하지만 원래 그런 기타는 그냥 계속 원래 그럴 뿐이다.

지금도 강력히 동의하는 바지만, 이런 기타에 괜히 돈들여서 픽업 갈고 부품 업그레이드 하는 것은 시간과 노력/돈 낭비일 뿐이다. 사람도 고쳐 쓸 것 아니라고 하지만 악기도 고쳐쓸 게 못 된다.

아쉽게도 아무리 저가 메이커라는 Harley Benton도 5현 베이스는 최하 250불은 줘야 살 수 있다. 슬랩을 아주 잘 하게 되기 전까진 그냥 100불짜리 로그 베이스를 그냥 써야지 한다. 이놈도 음 잘 맞고 잘 틀어지지 않고 베터리 갈아줄 필요없고 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