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기생충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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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국내에선 5월 말에 일찌감치 개봉을 했고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잘해야 10월 중순 경에 개봉한다고 해서 어떻게 이렇게 날짜가 벌어지나 하고 사실상 영화보는 것은 포기하고, 어차피 못 보는 김에 무슨 영화인지 알아나 보자 하고 미리 보고 온 사람들의 리뷰글을 열심히 찾아봤다.
다들 인정하는 것이지만 이 영화는 내용/줄거리를 전혀 모른 상태에서 봐야 되는 건데 미리 자포자기하고 아주 깨알같이 적어놓은 리뷰글을 읽었기에 내용의 대부분을 미리 알아버렸다. 그런데 갑자기 뜻하지 않게 서울에 다녀오게 되는 바람에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개봉한지 오래되어 눅눅해진 김을 먹는 느낌으로 영화를 봤다.
10월이 되어 막상 미국에서 개봉을 한다고 하는데, 한국쪽 포털에서는 벌써 미국에서 반응이 엄청나다는 글이 올라오는데 동네 근처 상영관에서는 개봉한다는 이야기가 없었다. 그래서 한국 사람들이 특히 많이 거주 하는 서부/동부 지역 이곳 저곳의 상영관 정보를 찾아봐도 검색되는 게 몇 개 없어서 잠시 의아했던 기억이 있다.
‘이게 무슨 인기가 있다는 건가? 상영하는 곳이 가뭄에 콩나는 지경인데?’
이 동네에서 영화는 생각보다 꽤 오래 상영을 하는데다 새로 나온 영화면 시각을 다투어 보러가는 그런 문화가 아니어서인지 좀 상영해보고 인기가 좋으면 계속해서 상영시간을 늘려가는 모양이다. 상영 시작한다고 얘기 나온지 보름 정도 지난 뒤에 검색해보니 개봉관/개봉시간이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오늘 검색해보니 인근 지역의 극장이 이렇게 많구나를 덤으로 알게 되었을 정도로 많은 곳에서 많은 시간 대에 상영을 하고 있었다.
imdb 평점이나 rotten tomatoes의 평점도 실화인가 싶을 정도로 매우 높다.
글쎄 뭐랄까 우리 나라 문화라든가 영화에 대해서 별로 못하다보니 정작 나와 같은 한국 사람보다 외부인들이 후한 점수를 주는 이런 상황이 된 것인가 싶고. 우리 나라 영화 수준이 너무 빠르게 확 올라가다보니 내가 체감을 못하는 지경에 이른 건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 영화가 처음 개봉된다고 했을 때의 느낌은 글쎄 ‘델리카트슨 사람들’이란 영화가 나왔을 때의 느낌? 그런 것과 비슷했던 것 같다. 줄거리를 잘은 몰라도 그런 느낌으로 만든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영화의 후반부의 그 돌발상황이 연출되는 것을 보고 그 영화를 보던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도 궁금했다. 이게 충분히 일어날 법한 상황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과장된 연출이라고 생각했을까 하고 말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깨알같은 리뷰를 보고 들어간 덕택에 별로 몰입이 안되었던 내 입장에서는 (아니 영화에서 내내 보여주고 있는 그 상황이 너무나도 익숙했기 때문일지) 영화의 전개상으로 그러한 상황은 충분히 일어날 수는 있다고 이해는 되지만 ‘꼭 그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다시 말해 뭔가 적개심이나 분노가 갑자기 미친 듯 폭발할 그 정도로 달궈지진 않았다고 해야할까.
쉽게 말해 ‘고작 이 정도 당한 걸로?’
뭐 이런 느낌? 이것은 그냥 나만의 느낌이겠거나 아니면 내가 그 정도로 늘 당하고 눌려지내서 분노가 일어나야 할 상황에도 분노하지 못하게 되었기에 그런건가 한다.
영화의 인기가 이 정도인 것을 보면 날 제외한 다들 모든 사람들은 영화를 보는 동안 내내 충분히 공감하며 분노했었는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