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늦게 Joker를 보고나니

제법 상도 많이 받고 흥행도 성공을 거둔 영화인데 다 늦게 보게 되었다.

평소 생각이 많은 타입인데다가 영화를 그동안 별로 보지 않아서 그런 것인지 이 영화를 보고 그다지 석연찮은 부분이 있어서 이런 것들은 그냥 무시하고 보는 게 맞는 건지, 어느 장단에 맞춰 가야하는 것인지 조금 애매했던 것 같다.

글래디에이터에서 나오던 그 풋풋함은 다 어디가고 세월의 흐름을 정통으로 받은 모습을 보고나니 좀 그렇긴 했는데, 예전의 그 음산했던 아우라는 세월과 함께 묵어서인지 더 엄청난 레벨이 되었다. 역시 나약한 인간적인 모습과 psychopath를 넘나드는 그런 연기엔 이제 더 따라갈 배우가 없다 싶을 정도라고 해야되나 싶은데.

영화 내내 마음 속의 분노를 제대로 표출하지 못하고 어눌하고 답답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가 마지막 토크쇼 장면에서 묵었던 분노를 작정하고 뿜어내는 부분은 이 영화의 절정을 이루는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그렇게 영화 전반부에서는 꾹꾹 분노를 잘도 억누르는 척 하지만 평소에 ‘얜 아니다’ 쓴 웃음을 지었던 이들에게 어떻게든 결국 다 복수를 해버리고야 만다.

R rated (만 17세 미만 부모동반)의 영화가 국내에서는 15세 관람가가 되었다는 것은 예전의 수많은 전례로 보아서 충분히 그럴만 했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