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짐에 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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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 재택근무 때문에 멀쩡한 짐에 가볼 기회가 없었는데, 전염이 더 악화되다보니 사용인원을 소수 + 예약제로 바꿔준다고 해서 요 며칠 이용 중이다. 물론, 감염의 위험성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다.

요 며칠 전엔 누군가가 내가 이용하는 시간에 들어오더니 자신이 운동하려는 기구 (트레드밀/로윙머신) 주변에 소독제를 한참 열심히 뿌려대기에 관리하는 직원인가 싶었는데, 로윙 머신을 좀 이용하는 듯 하더니 좀 있다간 나한테 와서 자기 헤드폰이 안되서 (잘 되던 블투 헤드폰(에어팟 프로같은데)이 갑자기 안될 확률은 없다고 본다, 의도적인 것이지) 듣고 있는 강의를 틀어놔도 되겠느냐 묻는데 마스트도 쓰고 있지 않았다. 운동에 집중이 되질 않고 강의도 듣기 싫으니 내내 딴짓을 하는 것 같았는데, 좀 지나니 갑자기 이 한 여름에 기침을 심하게 하길래 아차 잘못했구나 생각하고 그냥 나와버렸다.

그 이후로 몸 상태를 관찰 중인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진 아무 이상은 없다. 다만 운동후의 근육통만 있을 뿐. 어차피 이미 이렇게 된 거 짐을 그 이후로도 더 잦은 빈도로 이용 중인데, 다행히 그 이후로는 짐에서 누군가와 마주할 일은 없었다.

뚜렷한 변화를 적어보자면,

1) 가동범위와 중량이 크게 줄어듬. 풀업 친업은 아무리 못해도 각각 5-10개 정도는 꼬박꼬박 해왔는데, 겨우 2-3개 정도 해냈다. 2) 운동 당일은 운동후 식사를 마치면 1시간 가량 기절한다. 밤에도 일찍 잘 수 있다. 3) 다음 날은 근육통으로 거동이 불편하다. 예전에 사용하던 기계 아닌 새로운 기계들을 사용해서 더 그럴 수 있다. (어차피 재택 근무라 상관없다.)

공간은 좀 되지만 안전을 고려해서 그런가 바벨이 없는 곳이라 데드리프트나 스쾃은 할 수 없기에 아직 이 정도에 그치고 있다고 본다. 적어도 예전에 가지고 놀던 중량의 절반 수준으로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데드리프트를 한다면 1-2일은 꼬박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운동을 5년 이상 오래 하지도 않았고 그 강도나 중량도 높지 않았기에 몸에 일어나는 변화라고 해봐야 운동 후에도 펌핑감이 어느 정도 지속된다는 것외엔 드러나는 변화는 전혀없지만, 적어도 두배 무거운 중량을 가지고 놀아도 아무렇지 않던 6개월 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몸이 약해진 것이다. 일부러 약해지라고 고사를 지낸 것도 아니고 안종은 음식으로 먹고 살아온 것도 아니지만, 그냥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근육운동에 비견될 만한 다른 기능들도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죄로’ 날로 쇠퇴해가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기엔 나이가 별로 적용되지 않는다.

누군가에 잘 보이려고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게 아니듯 정신적인 기능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관리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은 늘 바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것으로 스스로를 단련하기에도 바쁜 데 들고 있는 것들도 잃어버리지 않아야겠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