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각 렌즈 쇼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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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Canon nFD 24mm f2.8을 가지고 있었다. 워낙 평이 좋은 렌즈이기도 했지만 크기도 작고 가격도 좋아서 거의 새것처럼 깨끗한 물건을 들고 있다가 싫증 나서 그냥 헐값에 던져버렸다. 그래봐야 경제에 전혀 도움안되는 물건인데, 지금 찾아보면 비슷한 물건은 구경도 할 수 없다.
왜 싫증이 났냐면 그냥 자동초점이 안되는 것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땐 그냥 APS-C를 쓸까 싶어서 시그마의 16mm f1.8을 들여다보다가 이게 더 좋아보였달까. 뭐랄까 찍힌 사진들도 옛날 사진 같은 느낌이 나는 것 같고. 그런데 실상 지나고 보면 별로 그렇지 않았다. 왜곡도 작고 색수차도 심하지 않고 발군의 렌즈였다고 볼 수 있다. 가격으로 보면 거의 거저라고 볼 수 있을 수준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걸 왜 다 없에버렸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지금은 APS-C 뭐하러 쓰나 하는 생각으로 바뀌다보니까 비슷한 광각 렌즈가 없을까 들여다보고 있는데, 쓸만한 물건들은 대개 소니 G/GM 렌즈 정도고 나머지는 다 고만 고만한 것 같다. 그래도 장난감 식으로 작은 물건 하나 가지고 있을까 싶어서 보면 예전 Canon 단렌즈만한 게 하나도 없다.
그러다가도, 어차피 렌즈가 없어서 아무 것도 못 찍는 것에 비하면 뭐라도 하나 있어서 찍으면 다행인 것이고 그리고 보면 뭐 꼭 광각이 있어야 되는 상황이 늘 펼쳐지지도 않고, 막상 어디 괜찮은 곳에 가면 워낙 원거리라 눈으로 보기엔 광각으로 잡아야될 것 같은데, 막상 카메라 들이 대면 화각이 너무 커서 정작 관심있는 대상은 코딱지만하게 나오는 일이 더 많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이 줌 렌즈를 쓰는 것 같긴 하지만.
가격대가 낮은 쪽으로 보면 삼양과 탐론 렌즈가 눈에 뜨인다. 삼양도 나쁘지 않고 탐론도 가격대로 보면 별로 나쁘지 않다. 그런데 탐론의 단렌즈는 광각인데도 첫번째 엘리먼트가 이상스레 작다는 특징이 있다. 탐론 렌즈의 특징은 예나 지금이나 거의 렌즈의 종류를 막론하고 매크로 촬영이 가능할 정도로 최소 초점 거리가 상당히 짧다는 것이다.
평소에 좋은 렌즈들만 쓰는 사람들은 외관이 별로다, 재질이 싼티가 난다 등등 하는 것 같은데, 내 입장에선 이렇게 실속 넘치는 렌즈가 없었다. 캐논 DSLR을 쓰던 시절의 28-75도 좋았고 17-35도 좋았다. 아무 생각없이 구입했는데 정말로 많은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출장 갈 때 멍청하게 짐가방에 넣고 짐으로 부쳤다가 홀라당 다 잃어버리지만 않았더라도 여태 같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 지금도 28-75라든가 17-28 줌렌즈는 고가의 소니 렌즈보다 좋을 수는 없어도 실속이 있는 편이라고 볼 수 있다.
결론:
근거리 촬영이 필요한데 광각 렌즈 왜곡에 신경을 덜 쓰거나 카메라가 보정해는 것에 만족한다면 탐론 광각 (24, 20mm) 단렌즈 괜찮다고 본다. 이런 단점 장점의 반대에 있으면서 비슷한 가격의 렌즈를 구하라면 삼양 18mm, 24mm f2.8 되겠다. 그래도 좀 밝기가 제법되면서 광각인 렌즈를 자동초점이 아니라도 된다고 하면 전반적으로는 삼양 20mm f1.8 정도가 좋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Sony 20mm f1.8 매우 좋다. 초점도 잘 맞을 뿐더러.
나의 선택은? 삼양 20mm f1.8이 끌린다. 20mm만 가도 제법 광각이라 가까운 곳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것들을 다 잡아내겠다면 이게 좋은 선택인데, 어차피 광각 레벨에서 줌으로 땡겨봐야 생각보다 그 폭이란 게 별로 크질 않아서 난 솔직히 단렌즈가 더 좋다. 광각은 대부분 야외에서 찍는다고 보면 그냥 무한대 초점이 일반적이고 20mm로 근거리에서 인물 촬영을 하는 일도 흔치 않은 일이라 사실 대부분 그냥 초점이 무한대라고 봐도 될 것 같다. 20mm 정말 광각이라 작은 물건을 아주 근접해서 찍거나 카메라 바로 앞에서 뭔가 촬영하지 않으면 초점링을 조정할 일이 없어서 꼭 자동이어야 할 일이 없다고 본다. 비디오를 촬영한다고 가정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