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V4로 본 하이브리드 카의 실익 과연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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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최근 좀 오르긴 했지만 내 경험상 갤런당 5불이 넘어가는 경우는 보지 못했고 심할 땐 2불이 채 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을 기준으로 했을 때다. 이보다 더 내려간 곳도 미국 내에 제법 되니까.
지금은 대략 2.8불 정도 하고 있다. 물론 기름값이 가장 싸기로 유명한 costco gas를 기준으로 했을 때 얘기다. 미국에서 참 많은 주유소를 가보지만, 그 동네의 수많은 주유소 중에서 costco gasoline만큼 시설이 깨끗한 곳이 없다. 물론 아마도 미국내 주유소에서 가장 잘 되는 곳도 이곳이라고 생각한다.
대충 1갤런에 3불로 계산해서 하루 출퇴근 거리를 40mile이라고 잡고 그것을 7일 내내 운용한다 계산하면 (그러니까, 가끔씩 하게 되는 자동차 여행 같은 것도 여기에 다 포함시켜버린 것이다) 1년 운행 거리가 15,000mile이 채 되지 않는다. 10년을 잡아도 150k mile이 못 된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린다는 compact SUV인 RAV4를 기준으로 매해 들어가는 비용, 그리고 10년단위 비용 (대충 10년은 탈 거라고 가정하면)을 계산해보면:
- 대략 하이브리드 카의 연비가 40 mpg 정도 되고 (나름 좋은 연비다)
- 일반 휘발유차량의 연비가 30 mpg 정도되는 것으로 가정 (물론 좋은 연비다)
이것으로 계산하면 10년 운행 했을 때 대략 3700불 정도가 절약 된다. 단 유지비는 모두 제외한 것이다.
하이브리드라고 하더라도 보장된 배터리 수명이 10만마일 정도니까 10년 이내에 한계 수명에 도달하게 된다. 배터리 수명이 다 되었다고 해서 하이브리드 카를 운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충 7-8년 정도 운용하면 배터리 교체 주기에 도달하게 된다.
개솔린 모델에서 대충 3년마다 12v 배터리를 3번 교체하더라도 교체비용이 하이브리드 모델의 교체비용 대비 1/4 내진 1/5도 되지 않는다. 엔진 오일의 교환은 하이브리드나 개솔린 모델이나 차이가 없고 나머지 기계적인 부분의 유지비용도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특별이 더 좋을 게 없다. 개솔린 엔진의 수명이 매우 길어졌기 때문이다. 오히려 제어해야할 부품의 수가 늘어났고 소프트웨어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고장 가능성은 하이브리드가 더 높다. (사실 그것에 비하면 차값은 싸다고 봐야지 싶다. 이게 다 규모의 경제 덕택이라고 본다.)
하이브리드 배터리 교체 비용을 대략 낮게 잡아서 4천불이라고 하면 사실상 배터리 유지비용 때문에 연료비 절감으로 얻는 이득은 거의 다 상쇄된다. 같은 차종에서 하이브리드 대비 개솔린 모델의 차이가 규모의 경제 덕택에 비해서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천불 이상은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까지 같이 감안하면 사실상 (차량 가격 대비) 아무런 이득이 없게 된다. 고장 가능성이라든가 불편함 (힘 없음, 제동시의 껄끄러움)을 생각하면 오히려 더 마이너스에 가깝다.
하이브리드는 개솔린 엔진의 운용을 전적으로 연비에 맞춰두고 있어서 출력은 동일 엔진을 사용한다 하더라도 개솔린 모델 대비 낮게 설정되어있는 것까지 감안하면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항상 개솔린 엔진 + 전기모터가 합일하여 최대 출력을 내진 않는다) 운전하는 맛도 떨어지면서 경제성까지 이득이 없는 셈이 되는 것이다.
환경을 따진다고 보면 전기차보다도 하이브리드카가 더 공헌하는 바가 크다고 본다. 물론 전기 발전이 비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정하에. 만일 내가 가진 솔라 패널로 발전한 전기로 전기차를 운용한다고 보면 100% 환경 친화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렇지 않고 가성비의 논리에 따라 화력/원자력 발전을 통해 만들어진 전기로 전기차를 운용한다고 보면 이 때 전기차는 하이브리드 카보다 낫다고 볼 수 없지 않을까?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인기가 있는 이유로 (직관적으로 보이는 연비 이득 때문에) cash purchase를 하더라도 돌아오는 혜택이 없다 (딜러를 통해서 확인해봤다). 반대로 개솔린 모델을 cash로 구입하면 대략 1000불 정도 더 깎아준다. 이렇게 되면 실익은 개솔린 모델 쪽에 더 가게 된다. 원치 않게 사고가 나서 수리를 한다고 하더라도 당연히 개솔린 모델이 쉽게 고쳐지고 비용도 덜 든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전, 5년 정도의 비용을 계산하면 (사고라든가 고장이 없다는 가정하에) 차값을 제외하고 숫자상으로는 하이브리드가 대략 1200불 가량 이익이 생긴다고 본다. 이 경우는 세금/보험료라든가 기본적인 유지비용 + 기름값 + 감가상각을 고려한 것이다. 사실상 세금/보험료의 혜택은 차이가 없고 차를 현금 구입한다고 가정하면 차량 구입 비용에 드는 비용은 개솔린 모델이 대략 2천불 이상의 이득이 생기기 때문에 그것은 5년간의 유류비용 차이를 모두 상쇄하고도 남기 때문에 사실상 5년만 운용하더라도 개솔린 모델이 가성비에는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10년 운용시 배터리교체까지 생각하면 차이는 더 벌어지게 되어있다.
결론: 하이브리드 모델이 주는 즐거움 - 약간의 유류비 절감/파워가 각각의 휠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보여주는 다이내믹한 애니메이숑 - 의 대가로 개솔린 모델 대비 이익은 마이너스 임. 오래 운용할 수록 그 갭은 더 벌어지게 됨. Poor driving experience는 덤.
결국 나의 분석 결론으로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운용할 거라면 차라리 연비가 낮고 파워풀한 모델을 구매해서 운전의 재미를 찾는 것이 현재 내가 처한 상황에서는 더 이득이라 본다.
반면 서울/수도권에서 대략 왕복 50km 이상 출퇴근 해야하는 차량이 필요하다고 보면 미국에서 구매하는 가격 기준으로 보면 당연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유리하다. 유류비로 지출되어야 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잦은 교통 정체로 인한 개솔린 모델의 연비 저하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차값이 싼 편에 속한 차를 기준으로 보고 있고 연비자체가 상당히 훌륭하다보니 10여년 운행하더라도 향후의 화폐가치 하락 (심각할 것으로 본다만)/물가 인상으로 보면 무의미한 차이만을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환경 오염에 가져다 줄 차이 만큼 유류비 절감으로 이득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