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인테리어../landscap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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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살던 집에 이사 들어가면 이런 고민(?)은 안해도 됐을텐데. 새로 분양 받은 집에 들어가면 이런 고민을 한다.
어차피 좀 살면 금방 적응되서 아무렇지도 않을 걸. 나도 모르게 뭔가 제대로 된 것을 (제대로 돈을 들여서) 꾸며놓고 들어가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새로 분양을 받은 집이든 남이 살든 집이든 어차피 내가 그곳에 얼마간 머무르다가 떠나가게 될 곳인데. 마치 그곳에서 평생 살 것 인양.
이런 감정을 갖는 것도 인생에서 흔치 않은 것인데 그깟 돈 내지르면 어떠냐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그런 고민을 하다가 일순간에 다 털어버렸다. 지금 다 결정하지 않고 천천히 해도 아무 상관없는데, 마치 뭔가 한 번 잘못하면 그것으로 마치 모든 것이 꼬여서 엉망이 되지나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것 말이다.
세상에 그런 게 어딨냐?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내 매일 매일의 행동이 결정이 쌓여서 지금을 미래를 결정하게 되긴 하지만, 또 그렇게 살다보면 문제없이 살아지는 게 인생이다. 문제다 하면 문제가 아닌 게 없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면 또 아무 문제가 없는 게 인생인 것이다.
세상이 좋아져서 집 인테리어 망쳐도 금방 다시 복구할 수 있다. 돈이 좀 든다 뿐. 주말에 재미 삼아 여기 저기 고쳐넣고 만들어넣고 할 수도 있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데서 즐거움을 찾으면 된다. 값비싼 재료를 구입해서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일을 시켜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 많이 본다.
생각보다 여기 저기에 괜찮으면서도 돈을 주기에 별로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물건들이 참 많다는 것도 깨닫았다. 남을 시키기보단 내가 하면 더 재미있을 수 있다는 것도.
맨날 밥만 먹고 살란 법 있냐? 돈으로 남의 시간을 내가 산 것 같지만 막상 공사 하고 있는 동안은 난 관찰자의 입장에 있어야 되는데. 잘하나 못하나 돈을 줬는데 제대로 일하나 안하나 쳐다보고 있느니 시간이 더 들더라도 내가 하련다. 그런 것들 어렵지 않게 하라고 배우고 훈련하며 살아온 것 아닌가?
살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그냥 그 자체로는 아무 문제 없는 것인데 쓸데없이 이것 저것 비교하다보면 모자른 것 같고 뭔지 모르지만 더 좋은 것도 있을텐데 이러고 있나보다 전전 긍긍하기도 하고. 결국 이 모두 다 부질없고 쓸모 없고 한심하단 생각만 하게 된다. 태어나서 살고 있는 일 자체가 부질없는 것인데 다른 것은 더 말해봐야 무엇할까?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이 세상을 떠날 생각을 하면 그저 삶의 이런 저런 경험들을 하면서 이런 저런 감정을 느낄 수 있게 해준 세상에 감사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