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rnal child
on
먼저 타계한 Chick Corea의 명복을 빈다.
예전에 Dave Weckl을 엄청나게 좋아하던 선배가 있었다. 그분 덕택에 알게 된 Chick Corea Elektricband.
이름은 익히 들어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가장 처음 접한 것은 여자친구가 선물해준 일종의 GRP 모음집 CD에서였다.
음악이란 게 누가 ‘야! 좋다 들어봐’해서 듣게 되는 게 아니라 관심을 갖고 찾아들어야 알게 되고 빠져들게 되는 것이라 그렇기도 하다.
이 밴드가 주로 활동했던 시절이 80년대이기 때문에 내가 음악 좀 듣던 시절엔 또 철간 음악이 되다보니 베스트 음반처럼 되어있는 모음집에서 어쩌다 듣게 되고 그래서 오래된 CD들을 찾아서 힘들게 구하고 뮤지션들의 이력을 캐고 그렇게 빠져들게 되는 것이지 싶다.
이분은 솔로 혹은 밴드로 많은 앨범을 냈지만 지금은 그 음반들 구하려고 해도 구할 수가 없는 앨범이 대부분이 아닐까 한다.
그 때 들었던 음악이 Rumble이라고 당대의 드럼천재 David Weckl의 드럼 연주와 Chick Corea의 건반 연주가 압권이었던 곡이었다. 사실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음악이 Charged Particle이란 곡도 있다. 내가 듣기로는 이 때가 이 밴드 및 Chick Corea 개인으로서도 전성기가 아니었나 싶다.
사실 이 밴드와 이런 음악 스타일은 재즈 피아니스트인 Chick Corea가 기존의 스타일을 다 버리고 일대 혁신을 이룬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야한다. 어찌되었든 내가 이 분의 음악을 접한 것은 이것이 시작이니까 이분은 이런 류의 음악을 하시는 건가보다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 시절 다른 재즈 건반 주자인 Herbie Hancock의 “Rock It”(1984)이란 곡을 들어보면 사실 더 파격적인 시도를 했어서 이 시대의 재즈 형태(?)인 것인가 싶기도 하다.
이 시절에 그것도 재즈건반으로 음반을 내고 할 정도였다는 것은 이전의 재즈음악들을 ‘천재’수준으로 연주하고 작곡/즉흥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니까 분명히 파격적인 시도인 것이다.
시간대로 보면 Herbie Hancock의 이런 시도에 Chick Corea가 반응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lektricband가 앨범을 처음 낸게 1986년이니까. 경쟁 레코드 레이블에서 과감히 투자했는지도 모를 일이고 말이다.
90년대로 넘어오면 여기서 더 나아가서 메탈이나 하드락 주자의 연주 스타일이 반영되기도 했었으니까.
제목으로 적은 Eternal Child는 그 수많은 곡들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사실 처음 듣고 그 이후로도 귀에 박혀서 생각날 때 마다 찾아듣는 곡이기도 하다. 작년에 집에 갇혀서 심심하던 차에 가상 서라운드 놀이를 하다가도 들었고.
뭐랄까 이 곡이 엄청나게 기억이 남았던 것은, Rumble이나 Charged Particle 혹은 Light Years처럼 ‘이거 무슨 80년대 게임음악인가?’하던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너무 진중하고 모든 면이 너무 멋졌기 때문이다. 사실 앞의 곡들을 80년대 게임음악이라고 한 것은 음악을 폭넓게 듣지 못했던 시절에 내가 받은 첫 인상이 그랬다는 것이지, 지금 듣기엔 연주/곡 모두 너무 훌륭하기 그지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