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HD 프로젝터 1일 사용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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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인 어제 대낮에 배송이 되었는데, 휴일임에도 급한 회사일을 하느라 못 쳐다보다가 저녁 늦게야 뜯어보고 구동해봤다.
모델은 BenQ의 TH585이다. 이미 한물간 모델에다가 Smart 기능이 없고 떠리가 나오는 상황이라 적당히 싸게 파는 것을 냅다 잡았다. 향후 지금 1.5k 정도 하는 제품들이 1k 밑으로 떨어지면 적당한 가격에 팔고 빠질 생각으로는 나쁘지 않은 투자다 생각해서다.
어차피 스마트 기능이 있어도 개인의 모든 욕구나 응용 범위를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안드로이드 박스/스틱을 따로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
3500 ANSI Lumen이라는데 이 정도면 웬만한 프로젝터들은 다 제칠 수준인데, 나야 이 프로젝터가 개인용 프로젝터로는 처음이니까 아 그렇구나 할 뿐이다. 비교할 것도 없고 비교할 이유도 없다.
램프 수명은 2-3만시간인데 하루 2시간씩 본다고 치면 1만일(=27년)을 볼 수 있는 거라 귀찮아서 안보게 되면 모를까 수명이 다 되서 못 쓰게 될 일은 없다고 본다.
소감을 대충 적어보면
- 생각보다 throw가 매우 길었다. 대충 한국의 30평형 아파트 거실에서 벽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서 쏜다고 하면 간신히 100인치 정도의 화면이 나온다고 보면 된다.
- 공간이 작으면 작은 대로 눈안에 가득찬 화면을 보겠다면 가까이 가서 보면 되니까 상관없다.
- 저녁이나 야간에 쓰는 것이 좋다. 대낮에 봐야겠다면 LCD 모니터와 TV를 보면 된다. 그리고 깜깜해야 TV든 프로젝터든 몰입감이 좋다. 밝고 산만한 상황에서는 LCD TV도 몰입감을 줄 수 없다.
- 특별히 사양이 좋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지금 사양으로도 충분히 넘친다. FHD라도 충분히 좋다.
- 공간이 안나온다면 천장 거치를 해야겠지만 딱히 그럴 이유도 없다.
- 전용 스크린이 없이 그냥 흰 벽에 대고 쏘고 보는 것도 괜찮다.
- 램프를 냉각시키는 팬의 소음이 좀 거슬린다. 이것은 프로젝터를 쓰는 이상 피할 방법이 없다.
- 프로젝터의 리모트는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그냥 잘 보관해 두는 게 낫다.
- 안드로이드 TV의 리모트는 역시 패드 일체형 USB 무선 키보드가 제격이다.
화면에서 주는 몰입감은 이 정도 사양의 프로젝터면 정말 차고 넘치는데, 상대적으로 음향 설비가 크게 모자르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개인적으로는 에너지 절약과 민폐 최소화, 그리고 몰입감을 위해서는 블루투스 헤드폰이 적당하다고 보는데, 이것을 라우드 스피커를 사용해서 꾸리게 되면 이야기는 좀 달라진다고 본다.
- 거실처럼 음이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곳이면 출력이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민폐의 정도도 올라간다.
- 화면이 커지니 몰입감을 위해서 저음이 더 필요한 게 아닌가? 그래서 서브우퍼를 쓰게 되는 구나 하게 된다. 서브 우퍼가 들어서면 민폐의 정도는 극에 달하게 되겠지
- 구태여 5.1이 아니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다. 5.1도 어차피 엔지니어의 날밤까기의 결과물인데다 엔지니어의 청취환경을 내가 그대로 구현해 내기도 힘들고 대대적으로 공사를 하지 않는 이상엔 배선이 지저분해지는 문제를 피할 길이 없다.
대충 결론은 몰입감있게 영화를 보겠다면 방을 하나 잡아서 써야 되고 대충 11 feet (3.35?) 정도 이상의 거리는 나와주는 방이라야 한다. 기왕이면 바닥이 카펫이고 흡음재 비슷한 것들이 달려있는 방이면 몰입감과 주변 피해를 줄 일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