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1차 접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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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달 하순에 회사에서 하는 단체접종에 신청했는데 갑자기 접종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근지역도 16세 이상에게도 오픈이 되는 분위기라 열심히 손품을 팔았더니 때마침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 백신이 일반 사람들에게 오픈되는 딱 그 시점에 맞춰 예약할 수 있었다. 때마침 얀센 백신의 접종 중단이 생겨서 거의 디폴트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P사의 백신을 맞게 됐다. M사면 어떻고 A사면 어떤가 하는 상황이지만 뭔가 선택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보여지면 이런 욕심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는 모양이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 거의 100%가 P사 백신을 접종하길 원했다. 그만큼 평판이 좋고 접종 기간도 상대적으로 짧아서 (1-2차 접종간 간격이 3주다. M사는 4주, A사는 11/12주를 보고 있는 상황이다) 선호도가 높은 것 아닌가 한다. 2차 접종 후 2주가 지나면 최대 면역 효과가 생긴다고 보는 관점으로 보면 P사는 5주면 끝나는 것이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리 접종 절차가 대단히 빨리 진행되고 대기도 짧아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모든 과정에 20분이 소요되지 않았다 (대기시간 15분을 빼면 이런 저런 서류 작성하고 정해진 동선을 이동하는 시간이 대략 5분 이내였던 것 같다). 예약을 하고 그 시각에 맞춰서 사람들이 도착해서 접종하게 되는 것인데, 사람들도 몰리지 않아서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16세 이상으로 오픈되는 바로 그날 오전 일찍 예약을 했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덕택에 2차 접종도 마찬가지로 쾌적한 조건에서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접종 후 대략 6시간이 지났는데, 흔히 그렇듯 주사 맞은 부근이 부어있는 듯하고 누르면 약간의 통증이 있는 정도지 싶은데 팔이 잘 들리지 않는다 정도 까지의 묵직한 느낌이 있진 않다. 래터럴 레이즈를 삼각근 쪽에 아주 특별히 열심히 집중해서 하고 난 뒤에 느낌이랄까.

혹자는 접종 이후의 반응이 젊고 늙음의 표시자(?) 노릇을 하는 거라 어떻게든 몸살 기운이라도 있고 해열제라도 먹게 되었음 은근 기대하는 모양이다. 몸에 활력이 좀 떨어지고 래터럴 레이즈를 빡시게 한 다음의 느낌 그것 말곤 없었다. 그마저도 3일째가 되면 전부 다 사라진다. 이걸로 (근거없는) 젊음을 아무리 확인해봐야 뭐하나 이미 진작에 늙어버렸고 또 계속 늙어갈 건데.

신기하게도 오늘이 라마단 시작일이라 이쪽 종교를 믿는 이들은 백신 접종도 죄다 이달 말로 미뤄놓은 모양이다. 라마단과 백신이 무슨 관계인지 알 수 없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뭔가 수난을 (일부러) 당하는 습관이 이쪽 지역 사람들에게 원래부터 있어왔었던 것이 아닐까 찾아보니 기독교 (개신교는 이걸 특별히 기념하진 않는다)의 사순절(4 x 10일간 수난을 겪는 것)이 이와 유사한 것이고 엘리야가 40일 동안 수난을 겪은 것이나 유사한 것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슬람 종교를 가지고 있는 사람도 라마단을 일종의 체중조절을 가능하게 하는 기간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재미있는 일이다. 그래도 사순절에 이슬람 사람들처럼 제대로 금식이나 금욕을 하는 기독교인을 보진 못했으니 그 진정성으로 보면 라마단을 꼬박꼬박 지키고 살아가는 이슬람 사람들이 더 높다고 봐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