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ve Perry라는 보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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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밴드음악이라고 해서 밴드가 원하는 대로 음악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구나 싶다. 레코드 회사들이 열심히 신인을 발굴하고 그들이 적당히 구조조정을 함으로써 마침내는 상업적으로 성공하게 되는 것이구나 싶다.
옛날 밴드에 대해서 전혀 알 길 없는 입장에서 어떤 밴드가 그전과 다른 성향의 곡을 발표하고 갑자기 상업적으로 성공하는 것이 어느 날 갑자기 그들에게 새로운 영감이나 곡쓰는 능력, 연주 능력이 생겨서 그런 것이 아니라 다 레코드 회사의 자본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뭐랄까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만이 들 뿐이다. 사실 지금의 음악은 밴드음악이란 게 거의 없고 음악이란 것도 컴퓨터 기술을 떡칠한 또 작곡가 그룹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다보니 거의 100% 자본의 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Ainsley Dunbar를 찾다가 Steve Perry의 78년 라이브를 보고 크게 놀랐다. 상업적으로 성공한 보컬이 그저 이쁘장한 외모를 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원래 기량이 뛰어났고 (그 중에 외모도 포함되고) 그래서 결국 어떤 밴드에서 그것이 뿜어져나오게 되고 그래서 대중에게 오래도록 기억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구나 하고 말이다.
막상 옛날 히트곡이나 주워듣다 하다보면 이런 내막을 알 수 없는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그들의 옛날 모습을 좋아하는 팬과 만나서 이야기할 때다. 이분들은 옛날 얘기를 하면 몹시 흥분해서 장황하게 옛날 사실들을 늘어놓으시는데, 대개 이분들은 밴드가 이름이 날 때부터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밴드가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나서는 잘 기억하지 않는다. 이것들을 나처럼 2-3세대 차이가 나는 사람이 이해하려면 제법 스터디가 필요하다. 이분들에게 Starship이라는 옛날 밴드 얘길하면 마찬가지 이야기가 돌아온다. Starship은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 Jefferson Airplane은 좋아했다 하고 말이다. 이런 것들이 사실 인생 살이에 별 도움은 안되지만 하나 둘씩 알게 되면 다른 주변 지식들과 연결해 나가는 재미도 있고 그다지 의미없는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만.
여태 많은 보컬들을 봐왔지만 이분처럼 안정적인 음정과 기교, 엄청난 음역, 곡을 소화하는 능력을 가진 보컬이 있었나 싶다. 이분이 꽃 피운 Journey라는 밴드도 보면 레코드회사의 입김이 많이 작용했는지 제법 여러 명의 보컬이 교체되었는데, Jeff Scott Soto라는 이름도 보인다. 그 수많은 보컬들도 다들 나름 이쪽 판에서는 내로라하는 보컬들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최종에 남은 사람은 Steve Perry였으니까 그 중에서도 단연 으뜸이었다는 말도 된다.
잘은 모르지만 이미 Steve Perry 같은 이들은 크게 벌어놓고 사실상 퇴역했지만 Jeff Scott Soto는 최근까지도 Son of Apollo에서 보컬로 활동을 했다. 마땅히 정규계약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밴드에서 성공(크게 벌어서)해서 끝을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 같다. 이런 이들은 대부분 정말로 오랜 시간을 용병/객원 보컬로 활동하거나 밴드가 오래 지속되지 않아서 앨범 한 장 정도로 끝난게 대부분이니 말이다. 사람들이 잘 기억은 못하지만 정말로 많은 밴드에서 활동하고 솔로 앨범도 내고 했다. 대개 이 분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Yngwei Malmsteen의 초창기 밴드에서 보컬을 담당했었다는 것. 아마도 그때의 음악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려졌기 때문이기도 한데, 아쉽게도 이분의 보컬에 매료되서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본다 (그래서 그에게 돌아간 몫도 Yngwie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았으리라 생각한다). 차라리 이후의 엘범에서 보컬을 담당했던 Joe Lynn Turner가 기억되면 되었지. 마찬가지로 Joe Lynn Turner 이분도 뛰어난 보컬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떠돌이 생활을 하신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나란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는가도 또 어떻게 살아가게 될 것인가도 비슷하게 놓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은 다 최종 결과가 어떠냐에 따라 달리 해석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