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 오일과 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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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합성유를 쓰지 않는 자동차가 있나 싶은데, 대략 2년 전쯤인가 차에 문제가 생겨서 인근 한인 업체에 정비를 의뢰했는데, 오일 갈 때가 되었다기에 그러라고 했다. 확인해 보니 합성유를 넣어야 되는 차에 광유를 넣은 것이다. 차종이 워낙 희귀한 것이었다면 실수할 수도 있었겠지만 미국에서 가장 흔한 세단이기에 합성유를 넣어야 되는 차에 왜 광유를 넣었냐기에 교환 주기만 짧아질 뿐 좋은 품질의 윤활유란다. 내가 이 ㄱㅅㄲ의 말을 그대로 들은 것이 문제였다. 늘 그렇다. 일부러 한인 업소에서 정비해주면 고맙다 생각하고 적어도 정석대로만 해주면 한 번 갈 거 두 번 이상 찾게 마련이다. 타인에게도 비추하거나 (그 누구도 특정 정비 업체를 비추하진 않는다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이상엔)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지 않아도 먼저 비추한다. ㄱㅅㄲ라고. 이렇게 악명 높으면서도 이 지역에서도 여태 장사하고 있는 걸 보면 여전히 나같은 호구가 많기 때문이지 한다.
대개 연비를 측정 하는 것을 일부러 리셋하지 않으면 대충 그동안 누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연비를 평가하기 때문에 만약에 연비가 낮아질 일이 생기더라도 그게 빨리 반영되진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는 달랐다.
엔진 오일 교환시에 뭔가 손실이 일어났거나 계측하는 데 변동이 생겼으니 일어난 일이구나 하고 만다. 문제는 이게 이것으로 끝난 게 아니란 거다. 계속해서 측정계를 리셋하고 측정해보아도 형편없는 연비가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연비가 덜 나와서 주유를 더 해주어야 하는 문제 보단, 엔진이 설계된 대로 동작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내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히 생겨서 차량 수명에 영향을 주었을 거란 것이다.
27-8mpg 정도 나오는 차의 연비가 갑자기 22mpg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략 2.0 터보엔진을 얹고 열심히 밟고 다닐 때나 나오는 연비라고 보면 된다. 당시 출퇴근 거리가 짧아져서 연비가 낮아질 개연성이 있긴 했지만 (쫌스럽게) 가속과 감속을 서서히 하는 운전습관을 가진 내가 매일 같이 회사만 다니고 있는 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늘상 그랬다.
그후 엔진오일을 정상적인 것으로 교환하고 나서도 연비가 달라지지 않다가 장거리 주행을 한번 하고 난 뒤로는 늘상 30mpg로 유지되고 있다. 확언할 수는 없지만 기존의 윤활유 때문에 발생한 무엇인가가 장거리 고속 주행을 통해서 엔진에서 빠져나간 것이라고 이해가 된다. 지금은 측정계를 리셋하고 단거리를 자주 운행하더라도 연비가 30mpg 수준에서 유지 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성실하게 서비스하는 수많은 한인업체가 되려 피해를 입지 않길 바라지만,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그냥 내가 costco에서 적당한 합성유를 사다가 내 집에서 교환하는 게 제법 귀찮긴 하지만 맘편하지 싶다.
‘그러니까 니들이 멀쩡한 사람을 뜨내기로 알고 벗겨먹으려고 들면 들 수록, 니들이 속한 나와바리 전체가 -가 된다는 것을 왜 모르냔 말이다.’
이제 배터리든 엔진오일이든 다 내가 손수 교환한다. ‘그거 얼마나 든다고 혼자 다 하고 있냐?’ 물어보면 하도 당해서 그렇다고 할 수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