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평소 메모리 사용량

M1 mac mini가 costco에서도 팔리는 시기다. 무슨 말이냐면 그 정도로 흔하게 살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단 얘기도 되고 계속 값도 떨어질 거란 말도 된다. 대충 얼리 어댑터 비슷하게 이 물건을 가져왔을 때가 12월이었으니까 대략 5개월 안팎인 것이다. 이 때 이 물건을 쓰다가 반품한 뒤에도 여전히 잊지 못하는 이유는 역시 응답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지금 당장 Ryzen 5800 같은 거 하나 구입해서 장착하면 지출도 줄이면서 나름 효과도 크지 싶은데, 그렇다고 M1처럼 빠릿할까? 에서는 의문이 남는 것이다.

테스트 결과를 예로 들면 지금 2700x에서 speeometer로 본 web browsing speed를 보면 90점 정도가 나오는데 5800X는 120 정도가 나오는 것으로 나타난다. M1은 얼마냐고? 210 정도가 나온다. 그러니까 5800으로 가도 체감성능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것이고 보나마나 후회를 하게되지 싶다. single core의 성능 점수는 나름 유사하게 나오지만 여기에 multicore 성능까지 따지고 보면 분명 5800x이 우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체감성능은 M1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안바꾸고 있냐고? 메모리를 많이 늘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왜 메모리가 많이 필요하냐고? 모르겠다. 가상머신을 써야할 일이 원체 많아서.

지금 내가 Ryzen Hackintosh에서 사용하고 있는 메모리는 부팅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아주 지극히 평범한 일 (메일 보기, 유튜브 잠깐 보기, 웹브라우징 잠깐)만 하고 난 뒤인데도 불구하고 12GB 정도를 쓰고 있다고 나온다. Cached files라고 나오는 것은 14GB 정도가 된다.

여기에 가상 머신 불렀다가 닫았다가 하다보면 32GB를 거의 꽉 채워서 쓸 때가 많다. 시스템이 알아서 그 정도까지 사용량이 올라갔다 하면 전체의 절반인 16GB 정도로 줄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8GB 머신을 쓰게 되면 SSD가 스왑하느라 고생하고 사용 중 내내 memory 사용량을 쳐다보게 된다. 16GB로 가면 달라질까? 그것도 좀 애매하단 것이다.

여기에 linux를 native하게 지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싶은데, VM으로 구동할 때 적어도 x86 binary를 돌릴 수 있었음 하는 바램이 매우 크다. Mac app에 대해서는 x86 binary를 기가막히게 돌리고 있는데 이게 linux에서 허용만 되면 참 좋을텐데 하는 쓸데없는 기대다. x86_qemu도 못하는 걸 linux에서 바라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 용으로 나오는 물건도 지금은 8GB 제품을 주력으로 밀고 있는 것만 봐도 애플이 메모리 관리에 있어서 자신이 있는 모양인데 나와 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우려를 금치 못한다.

여기서 스스로 질문을 하게 된다. ‘왜 나는 VM이나 docker 따위를 신경써야 하는가?’ ‘좋아하지도 않는 microsoft office 같은 건 왜 쓰려고??’

그러게? 이게 큰 문제다.

메일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시스템 업데이트를 위한 다운로드를 하다가 메모리가 고갈나서 그마저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을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아무리 SSD가 빠르다고 하더라도 이런 급격한 메모리 부족 상태를 만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뭐 ‘컴퓨터가 안되서 일을 못하게 되었어요’ 할 수 있는 입장에선 (월급받고 일하는 입장/하기 싫은 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 쾌재를 부를 일이긴 하지만.

한편으론 이 물건을 들여놓고 이 물건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다른 사람도 못하는 일이다’ 하고 그냥 배째라 하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지금 내가 회사에서 받아온 PC(윈도우즈 머신)가 16GB짜리 i5 (2 cores, 4 threads) laptop인데 뭐가 돌고 있는지 아무 일 하지 않아도 걸핏하면 팬이 미친 듯이 돌고, 보안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 물건으로 회사 문서를 편집이라도 해야되는 경우는 웹앱으로 일을 할 때도 엄청나게 답답함을 느낀다 (살인 충동을 느낄 정도로 답답하다). 여기에 M1을 대면 마치 80년대 머스탱과 테슬라 모델 S 정도의 차이라고 봐야할까?

갑자기 며칠 전에 대로변을 활보하던 머스탱의 우렁찬 배기음이 아직도 생각이 난다. 그 정도로 팬소음이 요란하다고 해야지 맞지 싶은데. 한 때 누군가의 말만 듣고 머스탱을 한 대 사볼까 하던 생각을 싹 접게 만들었던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