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도 눈물도 없는 놈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이라는 표현을 쓴다. 누구한테? 인간의 보편적인 성정을 가지고 있지 못한 이들에게. 최소한의 역지사지의 기능을 가지지 못한 이들에게.

‘어떻게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그럴 수 있냐? 이 피도 눈물도 없는 놈아!’

사이코패스처럼 뇌의 특정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한 사람이 이러고 있다면 글쎄. 피도 눈물도 다 말라버렸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참아내기 어려운 zero tolerance 한 상황에 여러 번 처해진 나머지 인간으로서의 제대로 된 본성으로는 살아가기 힘들었다면 난 그럴 수도 있다고 본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대차게 뒤통수 수도 없이 얻어맏고 거지보다도 심한 상황에 놓여서 생존해야했다면, 생사의 기로에 놓였어야 했다면 능히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인간으로서의 본성이 아닌 생존 본능이 개입했을테니까. 이때는 사람이라도 같은 사람이 아니라 적이 되어버리니 당연히 무자비해질 수 밖에. 용서 따위가 있을 수 있을까?

이 상황에서 과연 누가 피도 눈물도 없는 놈인지 생각해보자.

그렇게 대차게 뒤통수 치고 떠나갔으면 그것 한번으로 영원히 끝이다. 그게 아니면 zero tolerance 상황일 뿐이고. 잘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