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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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1가 20년 전 일이라고 한다. 이게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지 싶게 느껴지는 걸 보니 나도 나이가 꽤나 지긋한 사람이 되었구나 싶다. (그만큼 썩은 기억력을 가지고 있단 건가..) 저녁 8시경쯤 나오 뉴스에서 마치 만우절날 장난하듯 SF 영화스러운 장면이 계속 반복해서 나오길래 이게 현실인가 영화인가 의심하게 만들었던 기억이난다.

회사에 입사하고 얼마되지 않아서 갔던 해외출장에서 우연찮게 ground zero (911로 파괴된 건물이 있던 곳)을 방문했던 것 같은데, 그 때가 대략 10년 전이었으니까 사고 후 10년 후쯤 되었을 때였는데, 당시에도 건물이 바닥에서 올라가고 있었던 것을 기억하면, 이 땅값 비싼 곳에서 10년 가까이 어쩔 수 없이 땅을 계속 놀리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기억이 있다. 이곳이 맨하탄 (맨해튼?)의 남단부에 위치해있어서 여기서 central park까지 걸어올라갔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찾아보니 거리가 제법 (4mile?) 되었구나 싶다.

911 이후의 10년 그리고 그 이후의 10년의 시간들을 되짚어보니 정말로 많은 변화가 있었구나 싶다. 생각해보면 911 이후의 10년 (2001-2011)보다 그 10년 이후의 10년 (2011-2021)의 변화가 더 엄청났지 싶기도 하고.

911 이후 2008-9년에 미국에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잘은 모르지만 취업/부동산 등등 엄청 썰렁했던 기억만 있다), 2011년 이후로는 회복기였던 것 같은데, 사실 그 때문인지 2018-9년에 위기설이 한참 돌았다가 그게 코로나로 2020년에 또 한 번의 위기가 현실이 되었던 것 같고.

당장엔 미국이 풀어놓은 돈, 또 앞으로 풀어놓을 돈, 코로나로 인한 전세계적인 경제 불황 (그러나 풀어놓은 돈 때문에 실제로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인지 호황인지 아닌지 알기 매우 어려운 지경)을 생각해보면 여전히 모호한 상황에 놓여있고.

이렇게 이렇게 늘상 내가 어떤 세상 변화의 가운데에 놓여있는지 모호한 상태로 살아가는 게 삶인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