뱁새가 황새 따라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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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2주 넘게 이사가기 활동을 하고 이제 물건의 이동은 대부분 끝나고 정리 단계에 들어섰는데, 근육의 혹사가 끝나고 회복단계에 들어서려니 이미 망가진 몸, 이럴 바에야 혹사 시키는 것을 일상화 시키는 게 어떨까 하고 모처럼 (오래) 달리기를 이틀에 걸쳐 시작했다.

예상과 달리 그동안 놀고 먹던 근육들은 더 놀라고 아파서 오늘은 100 미터 거리도 완주하기가 힘들 정도로 아파서 그냥 중도 포기했다.

도무지 그 전엔 어떻게 사람이 살아왔을까 싶을 정도로 온몸 구석 구석의 근육들이 죄다 아프다고 신음하는 상황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진통제를 조금 먹고 움직여야 정리 작업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지경이다. 의자에 앉았다가 일어나는 아주 단순한 동작도 예전과 너무 다르게 힘이 든다. 노인의 움직임 딱 그 자체다.

이게 걱정이 되는 것이 노인이 되어, 그러니까 몸의 많은 부분의 근육을 잃고 나면 모든 움직임이 이 지경이 될 것 같기 때문이다. 여태 팬대믹이라 재택 근무를 하면서 이미 몸 전체가 노인의 근육 상태와 다를 바가 없이 되어버린 것인가 싶을 정도로 심각한 통증/힘 없음을 느끼고 있다.

지난달 까진 같은 층의 좁은 공간에서 앉아서 일하다가 일이 끝나면 침대에 들어눕는 일만 매일 반복하며 살았다고 하면, 지금은 3층 공간을 매일 같이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물건들을 이동시키면서 살고 있고, 40kg이 넘는 물건들을 계속 해서 들고/밀고/버티고/이동하고 하는 일들을 하고 있으니까 어찌보면 나름 ‘이제 제법 사람되고 있구나’ 싶긴 하지만, 이렇게 생활 스타일이 바뀌면서 오는 타격이 너무 크다는 것에서 놀랄 뿐이다.

그래도 사람인 이상 어떻게든 적응이 되길 바라는데, 그게 생각보다 매우 느리다. 두뇌활동 전반도 마찬가지다. 부하가 올라가면 그에 맞춰서 잘 가동되어야지 하지만 그렇지가 못하고 오히려 회피형으로 구동되는 것이 기가막힐 뿐이다.

내일은 그래도 어제까지 돌던 트랙을 쉬지 않고 완주할 수 있기만을 바란다. 오늘처럼 후면 사슬 통증이 어마어마해서 겨우 겨우 반정도 달릴 수 있다면 정말 무슨 수를 내야할 지경이 (아니면 영영 포기를 하는 지경이)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