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먹방을 들여다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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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kbang이란 말이 사실상 전세계 공용어가 된 것 같이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이들도 사용하고 있는 시절이다. 왜 남이 뭔가를 먹고 있는 영상이 이렇게 인기인 것일까 생각해보면 무엇인가를 먹는다는 것이 그저 그게 머리에 떠올려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많은 즐거움을 가져다주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러니까 내가 먹지 않고 남이 먹는 것을 봐도 도파민이 뭔가 보상작용을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나의 어떤 욕구를 누군가 대신 해소해주는 그런 느낌이랄까. 물론 최종적으로는 내가 그 음식을 먹고 나야 더 큰 만족감이 오겠지만.
막상 엄청난 음식을 단숨에 해치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걱정스러울 때가 더 많다. 그냥 그 음식이 맛있어 보이고 그것을 사정없이 먹어치우는 것이 즐겁고 부러워서 나도 해먹고 싶은 생각이 드는 정도면 좋겠는데, 특히 많은 양의 탄수화물이 사정없이 입으로 들어가고 있는 걸 보면 ‘와 저러고도 정말 몸이 멀쩡한 것일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제 내가 그렇게 많은 양의 음식을 한꺼번에 먹으면 분명히 몸에 탈이 생길 시절이 되었으니까 걱정을 하게 된 것이지 아니면 그 먹방을 같이 즐겼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나이가 어리고 젊다고 해서 그런 식습관으로 오래 살아갈 수 있을까? 절대로 아니라고 본다. 소화기관에 문제가 있어서 아니면 효울이 크게 떨어져서 흡수가 거의 되지 않는 상태라고 하면 모를까.
요즘처럼 체중 조절을 하려고 가뜩이나 줄여놓은 식사량을 또 사정없이 줄여버린 상태로 하루를 보내다보면 탄수화물 덩어리에 설탕과 나트륨으로 떡칠해놓은 음식을 미친 듯이 먹어치우고 싶은 생각이 든다. 사실 여러 달 전에도 재미삼아 떡볶이를 만드는 떡을 사다놓고 일종의 죄책감때문에 건드리지 않고 있다가 결국엔 유통기한이 지나기 전에 먹어보는 게 좋겠다 싶어 약간 만들어봤다가 갑자기 사정없이 솟아오르는 엄청난 식욕으로 순식간에 여러 번 나눠먹으려던 것을 단번에 흡입해버렸던 기억을 떠올리면 또 그에 대한 보상작용으로 몰려오는 엄청난 만족감을 떠올리면 음식에 중독되는 것도 이렇게 무서운 일이구나 싶다.
이 만족감은 뭐랄까 만족감의 눈사태라고나 해야할까? 또 엄청난 포만감과 섭취 후에도 강하게 남아있는 그 맛이 이 만족감의 눈사태 효과를 배가시킨다. 물론 몸안에서 갑자기 엄청난 혈당상승과 인슐린 분비가 일어날 것이고 이로 인해서 한동안의 공복과의 싸움이 또 모두 무효가 되었겠구나 하는 스스로에 대한 죄책감도 같이 일어나지만, 난 또 곧바로 그 다음 날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마침내 남은 양의 떡을 모두 먹어치웠다.
아마 이렇게 중독성이 강한 음식을 늘 먹어도 몸에 아무런 지장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면 아마도 나는 하루 종일 음식을 만들어먹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매일 매일 재택 근무에 일이 하루 종일 사정없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ㅆㅂ 먹는 재미라도 있어야지..”
그렇다면 아마도 더 이상 먹방의 주인공을 부러워하지 않게 될 수도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