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와 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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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요새 가장 즐겨 쓰는 앰프는 $1.5에 구입한 30W? 출력의 BT 앰프 모듈이다. 24V DC 전원 장치에 연결해서 쓰고 있는데 매우 만족하고 있다. 대충 최대출력을 계산해보면 8ohm 부하에 9와트 정도로 계산된다. 24VDC인데 어차피 양파로 나눠지면 peak 12V가 되고 RMS로 계산하면 출력은 12V로 계산된 것의 절반이 되니까 그러하다. class D 앰프 칩은 싸기로 유명한 OE30되겠다. 이 30이 뭘 뜻하는 것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30W를 핸들링할 수 있을 것처럼 읽히긴 한다.
이것으로 충분하냐고? 그렇다. 일부러 청력을 망가뜨릴 생각이 없다면, 또 정상적인 청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 정도 출력에서 풀볼륨으로 음악을 듣게 될 일은 좀처럼 없다. 그러니까 더 대출력의 앰프가 필요할 이유도 없고 class D 앰프처럼 출력에 따른 THD 증가가 뚜렷하지 않은 앰프에서는 더 무의미해진다. class A 앰프쯤 된다면 출력이 어느 정도냐가 상당히 중요한 팩터가 된다. 최대 출력일 때의 THD도 중요한 값이 된다. 그래야 평소에 어느 정도의 headroom이 있냐는 것도 중요하고.
약간의 음질을 개선하는 것 보단 편리한 BT가 더 선호되는 시대다. 음원이 훌륭하면 재생장치야 대충 아무거나 사용해도 된다는 시대다. hifi loud speaker보단 noise cancellation이 되는 earbud가 선호되는 시대다. 전설적인 영국의 speaker unit은 공장들이 진작에 문 닫고 듣보잡 중의 듣보잡인 이름모둘 중국의 공장들에서 생산되는 스피커 유닛이 대세를 이루는 시대다. 둘 중에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 하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브랜드라든가 평판 따위가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단 것이다. 그러니까 더 실속을 따지는 시대다.
하이파이를 즐기자고 이웃에게 피해를 주거나 방안을 지저분하게 스피커 와이어로 어질러 놓거나 없는 돈에 비싼 브랜드 값 지불해가며 커다란 스피커를 구입하지 않는 시대란 것이다. 갑자기 Bose의 acoustimass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이사가자마자 천장이 구멍을 내서 모든 배선을 깔끔하게 해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하던 지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럴거면 앰프도 천장에 매립했어야 맞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렇게 하진 않았단다.
예전 같으면 장롱만한 수천만윈짜리 스피커 쯤 넓은 거실에 여러 쌍 두고 있으면 ‘좀 사는 구나’ 하겠지만 글쎄 지금의 내 눈엔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으로 보일 뿐이다.
‘너희 집 거실 너무 텅텅 비어있는데 좋은 걸로 하나 들여야지..’
텅텅 비어있는 거실에서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스피커와 앰프가 빈공간을 통해서 얻는 리버브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지난 달 초에 이사를 가면서 알게 된 것인데, 집안의 모든 짐을 빼내고 보니 방안에서 내 목소리가 울려퍼지는 것이 느껴졌다. 짐이 어느 정도 들어와있을 땐 느껴지지 않던 것이었다.
집안을 물건들로 채우라고?
왜? 물건들이 들어와있으면
- 외롭지 않을 것 같아서? 좁은 방안에 물건들과 식구들에 둘러싸여 살아도 외롭다고 생각하면 외롭긴 마찬가지 아닌가?
- 잘 사는 것처럼 보일까봐? 빈부격차가 미친 듯이 커져가는 세상에 그런 게 다 뭔 소용인가?
비록 좁은 집이라도 쓸데없는 물건이 없다면 더 넓어보이고 뭔가 더 채울 곳이 있단 생각이 드니까 몸과 마음이 좀 더 여유로와지지 않을까 하는 게 내 생각이다. 깜깜한 밤에 조명 스위치를 찾다가 물건에 부딪치고 물건들에 걸려넘어지고 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것 아닐까?
어차피 자기 살고 싶은 방식대로 살아야 가장 만족스러운 것이다. 누가 뭐라든, 집안이 쓰레기장 같단 소릴 듣듯, 집안이 텅텅 비어있단 소릴 듯든 다 상대적이고 그것으로 인한 곤란을 겪는 사람도 그 사람 본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