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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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폰만 줄창 써오던 내가 어쩌다 아이폰을 쓸 기회가 생겼다. 안드로이드가 좋고 안드로이드폰이 좋아서라기 보단 구태여 돈을 더 주고 아이폰을 사야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서 아이폰을 쓰지 않았다. 그깟 몇십만원 있든 없든 그만이고 폰을 한 번 사면 못해도 2-3년은 쓰는데, 매년 바꾸는 사람들에 비하면 그깟 아이폰쯤 별 것 아니지만 뭐랄까 그 추가 지출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폰으로 하는 게 급할 때 메일 들여다보고 브라우징과 유튜브, 메신저, 가끔씩 네비기능을 쓰는 것 말고 또 뭐가 있을까? 이것도 불필요한 사회관계가 줄어들면 브라우징/유튜브 기능이 전부가 된다. 전화나 메신저 기능은 거의 쓰지 않고 있으나마나한 기능이 된다 (그래서 더 좋다).
안드로이드폰은 워낙에 공급자가 많기 때문에 그다지 큰 성능 저하가 없는 선에서 합리적인 가격의 폰을 구하기가 쉬워졌고 브랜드별 또 모델별 성능차이가 사실상 별로 없기 때문에 한창 잘 나가는 폰에 비해서 많이 저렴한 것을 쓰더라도 답답할 게 없고 펌웨어를 잘 찾아서 갈아엎으면 사실 불편없이 쓸 수 있다. 문제는 그 단계에 이르기까지 번거로운 일이 좀 많다는 것은 간과할 수 없지 싶다만.
아이폰을 손에 쥐니 역시나 돈이 줗구나 하는 생각은 하게 된다. 저가의 폰에 달라붙는 쓸데없는 블로트 웨어라든가 하는 게 일단 없어서 지저분하지 않고,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성능이 훌륭하니까 사용감이 매우 쾌적하고 그 때문에 나무랄데 없이 감동받을 요소들만 발견되고 있다.
사실 안드로이드도 소위 순정이라고 하는 것으로 설치되어 판매된다면 그 가격에 비해 별로 아쉽지 않은 능력을 발휘하는 폰들인데, 제조사에서 배포하는 것으로 설치되어 나오는 것은 뭐랄까 데이터 도둑질? 개인 정보 도둑질?을 하느라 사정없이 바쁜 모양새다. 그렇다고 아이폰이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지만 이 안드로이드폰들은 거의 적당히라는 게 없는 수준이다. 더구나 무슨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시간이 가면 갈 수록 느려지는 특수한 기능까지 있어서 3-4년 정도 지나면 처참한 수준이 된다.
이래서 부모님에게 선물한다고 하더라도 아이폰을 사드려야 되는 것인가 하게 되는 것이다. 새것이라고 내가 애용하던 저렴이들을 사게 되면 펌웨어를 완전히 갈아엎기 전엔 해킹당한 폰처럼 내내 절룩거리기 일쑤이니까. 그렇다고 선물하는 폰을 펌웨어 언락해서 OS를 새로 깔아서 주는 것도 우스꽝스러운 일 아닌가?
한심한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