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줄이기 본격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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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다녀온 이후로 쭉 하루에 .5끼 미만으로 먹기를 실행 중이다. 너무 허기지면 샐러드를 사발로 먹고 그외에 공복감이 찾아오면 생강차를 마시고 그래도 힘들면 mixed nut을 좀 주워먹고 버티자는 전략이다. 고맙게도 생강을 통째로 갈아서 용기에 넣은 것을 팔고 있다. 이것을 탄산수에 타먹거나 뜨거운 물에 넣어 마시면 좋다. 설탕이 전혀 들어가있지 않아서 흔히 마시던 진저비어라든가 생강차의 맛을 생각하면 안된다. 설탕이 얼마나 식욕을 돋구는 물질인지 아주 잘 알게 된다.
일하다가 열받으면 와인을 조금씩 홀짝거리고 있기 때문에 단식이라곤 못하고 절식이라고 해야할텐데 대낮에 달리기를 매일 곁들이니 효과가 좋다. 달리기 + 걷기 자체가 열량 소모를 가져온다기 보단 숨이 차도록 뭔가를 하면 입맛이 다 떨어지기 때문에 괜히 냉장고 주변을 어슬렁 대거나 먹고 싶다는 생각으로 망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더구나 지속시간도 꽤 길어서 적어도 밤에 잠이 들때까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처음 1주일은 허기짐도 강력하고 시차적응이 안되어 새벽에도 깨어있다보니 허기짐이 더 심하게 몰려왔는데 그럴 땐 어쩔 수 없이 nut을 좀 더 주워먹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1주일 반 정도가 지나니 허기짐의 강도도 떨어지고 대낮에도 먹고 싶은 생각이 거의 없어지고 뭔가를 먹어도 그다지 맛이 없는 상태가 되었다. 또 체중 감소가 가속화되어서 매일 매일 체중 변화가 뚜렷해졌다. 그래서 사실 말이 .5끼 미만이지 거의 단식과 다를 바 없게 된다. 그전까진 입맛이 엄청나게 좋아서 엉터리로 만들어 먹어도 식탐이 가시지를 않았던 것에 비하면 다소 슬픈 일이긴 하다.
케톤 스트립으로 측정하면 케톤 농도가 엄청 올라가 있는 (띠 색깔로 보면 최상등급, 기근상태) 것으로 측정이 된다. 이렇게 한달 버티면 20대 이후로는 한번도 도달한 적 없는 학부 2학년 때 몸무게 (여친에게 차여서 폐인 모드였던 시절의 몸무게)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대략 하루에 3-500g 정도가 없어지는 것으로 측정이 되니까 한달이면 근 10kg를 뺄 수 있다. 물론 피골이 상접한 몰골이 될 것은 불보듯 뻔하고 빈상+노안인 상태로 살아갈 각오는 해야한다.
절식 시작 후 이제 3kg 정도 (= 대략 300g x 10일) 감량했는데, 거울을 봐서 너무 노안이 되었다 싶으면 중단할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안먹고 살 빼고 있다고 하면 왜 먹지 않고 살을 빼냐는 소리를 듣게 된다. 대개 살이 쪄서 고민해본 적이 없는 사람들, 혹은 선천적으로 살이 잘 찌지 않거나 운동을 해본적이 없는 사람들은 평소 운동을 안했으니까 평상시대로 하루 세끼씩 먹으면서 운동을 하루 1-2시간씩 하면 살이 쫙쫙 빠져나갈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내 몸의 대사량이 아무리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성인 분량의 하루 세끼, 더구나 탄수화물에 중점을 둔 우리 식단으로 먹으면서 집에서 가만히 앉아서 일하고 있다고 하면 내 대사량이라든가 평소 식욕으로 봤을 때 1-2년안에 성인질환으로 망가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두 끼를 먹어도 매끼가 너무 맛있는 지경이라 양조절이 힘들어서 세끼를 먹는 것과 큰 차이가 없고 하루에 한 끼 먹을 까 말까 해줘야 현상 유지가 된다고 본다. 재택근무만 하고 밖에 나가지 않으니 매일 매일 아예 운동량 자체가 없다. 그러니까 가만히 앉아서 뇌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만 바라고 먹고 있는 꼴인 것이다. 추위에 노출될 일도 멀리 떨어진 식당까지 걸어간다거나 하다 못해 같은 건물에 있는 화장실을 걸어가는 일 조차 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