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이벤트?

2020년은 연초에 코로나가 와서 집에 쳐박히고 그렇게 1년 내내 집에서 쳐박힌 채로 한 해가 갔다. 2021년은 상반기에 백신도 맞고 하면서 원가 희망이 생겼나 했는데, 또 그렇게 내내 집에 쳐박혀서 한 해가 또 갔다. 2년 연속으로 쏟아지는 일을 소화해내느라 거의 24/7이면 과장이라고 해도 거의 1년 내내 미친 듯 일만 했다.

적어도 이 지경이라면 죽도록 일만하고 재미없이 살아가는 (그래서 돈이라도 남을 것 같지만 이래 저래 각종 세금으로 털리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인생을 살고 있는 내 자신에게 이벤트를 제공해 줄 정도의 배려는 있어야지 싶지만, 그것도 고작해봐야 새로 나온 장난감을 사주는 게 고작이다. 짜증나면 낮술 하고 일하는 정도? 그래도 짜증나면 공원 가서 미친 듯이 뺑뺑이 돌리는 일. 그것도 안되면 중량운동 시키는 정도 밖엔 못한다. 힘들게 해서 한심한 현실을 어떻게든 잊혀보는 것이지.

새로 나오는 장난감도 품귀현상에 시달리고 있어서 최근 발매된 취미 전자제품들은 대부분 품절상태다. 어차피 그런 장난감 들여봐야 집에 갇힌 상태에서 가끔씩 쳐다봐주고 어쩌다 밖에 나가면 한 두번 씩 들고나가는 정도일 뿐. 결국 얼마 못 가 집안 구석에 쳐박혀서 먼지나 앉게 될 확률이 100%라 스스로에게 사주려고 하다가도 도로 처분할 귀찮음을 생각하면 도로 접게 된다.

혹시나 연말에 좋은 콘서트나 보러갈까 하면 기대 이상으로 좋은 자리가 나긴하는데, 제법 먼 곳이라 하루 만에 다녀올 수가 없고 근처에서 묵자니 연말이라 좀 껄끄럽기도 하고 그 먼 곳 까지 갔다가 도로 차를 몰고 바로 다음 날 돌아올 생각을 하자니 깝깝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이 연말/코로나에 그 근처 누군가를 귀찮게 하기도 애매한 지경인 것이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 결국에 발이 묶여서 집 근처 공원에서 숨 헐떡 거릴 때 까지 계속 달리기나 하게 되는 것이지 싶은데.

어차피 이렇게든 저렇게든 다녀오는 비용을 생각하면 드론이나 한 대 사거나 가구를 하나 더 사거나 하지 싶은데. 다녀오면 과연 그만한 가치의 뭔가가 있을까 싶을까 하면. 원래 인생이란게 선택의 순간이란 게 한 번 밖에 주어지지 않고 선택 1과 선택 2, … 이것들을 했을 때의 결과 비교라는 게 되지 않는 시스템이라 뭐든 내키는 대로 선택하고 행하는 것의 최선의 답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 아닐까?

코로나가 한창인 시절에 정말 바보같은 생각일 수 있지만 이렇게 뭔가 원치않게 고립된 상황에서는 점점 더 사람이 그리워진다. 부스터도 맞았고 화이자의 부스터도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으니까 전염병의 걱정은 줄여야 맞을 것 같은데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