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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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이다. 연초 업무 시작할 때까지 대략 8-9일이 남아있는 셈이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런 시간이 생기면 뭔가를 만들어서 남겨야지 하는 욕심부터 생겼다.
어차피 이런 시점에 여행을 가거나 해봐야 성수기 비용을 다 지불해야되고 인파에 휩싸일 확률이 높으니까. 코로나 시절이라고 해도 여기엔 변함이 없는 듯 하다. 코로나가 이 지역에 절정이던 시절, 성수기도 아닌 시절에 근처로 여행을 가도 숙박시설엔 사람이 가득했었으니까.
세상이 많이 변해서 어떤 프로젝트를 해서 뭔가 남기겠다 맘을 먹어도 보람이란 게 생길 게 드물어졌다. 지금까지 뭐라도 건진게 있냐 하면 할 말은 없지만 적어도 뭔가를 하는 동안 ‘내가 왜 이것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동기부여가 될만한 명분은 충분히 있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것조차 만들 뭔가가 없다. 모든 게 너무 값싸졌고 쉽게 구할 수 있을 뿐더러 품질 또한 훌륭하다. 내가 뭔가를 했을 때의 장점이 1도 없다. 쉽게 말해.
지금은 개인이 작게나마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빨리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들이 매우 많다. 이를테면 내가 회로를 설계해서 하드웨어를 하겠다면 PCB도 쉽게 뜰 수 있고 조립도 해준다. SW를 만든다고 하면 사용자층이 제법된다고 하면 중요한 부분들은 대개 거저 구할 수가 있다. 철저하게 개인적인 용도로 뭔가를 손수 만들어야 한다고 하면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문제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것, 누구나 원하는 어떤 것을 만든다고 하면 그것은 내가 만드는 것보다 훨씬 더 빨리 획기적인 가격에 구할 수가 있다. 이것은 분야를 막론하고 거의 공통적인 현상이 아닐까 한다. 만일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만들어야 한다면 그것은 돈을 받고 팔 가치가 생기는 것이니 운이 좋아 그런 것들을 발굴하게 된다면 부업을 시작해 볼 좋은 계기가 되겠지만 말이다.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설사 그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범인인 내 머릿속에서 나올 시점이었다면 진작에 상품화되었거나 최소한 출시직전에 있을 지경인 것이다. 그만큼 뭔가가 생겨나면 그것을 응용한 또 다른 무엇인가가 매우 발빠르게 만들어지고 있으니까. 정말 아예 세상에 없었던 것이 아닌 이상엔 늘 늦을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