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 캐스트..구글티비

크롬캐스트라는 물건이 첨 나왔을 때 가지고 놀다가 이런 저런 일로 잃어버리고 난 뒤에는, 사실상 이 물건이 그저 안드로이드/크롬OS 세계에서 동영상 스트림을 중계해주는 장치에 불과할 줄 알았지 그게 지금처럼 구글 TV OS를 달고 나와서 팔리고 있는 줄 몰랐다.

이게 과거를 거슬러가보면 WIDI라고 해서 무선으로 압축된 동영상의 프레임을 날려서 일종의 무선 디스플레이 미러링을 사던 시절에 유사한 방법으로 개발된 칩셋을 활용해서 나름 상용화한 결과물이었는데, 어쨌든 이걸 만든 회사는 나름 아쉽지는 않았지 싶다만, 어쨌든 그 후로 SoC를 워낙 많이 찍어놨어서 ARM core 자체의 성능은 매우 느렸지만 영상 코덱들을 알차게 넣어놔서 안드로이드 박스니 해서 팔리던 것들도 제법 있었고, 여기에 구글TV OS를 굴리게 되기까지 한 것은 알고 있다.

어쨌든 나는 이런 세상의 변화를 어렴풋이 알고는 있었는데, 마침내 구글TV OS가 박힌 FHD용 크롬캐스트가 20불에 팔리는 시절이 온지도 몰랐고 그 옛날 사다놓았던 안드로이드 박스 (S905X가 박힌 고대 유물)에 비교적 최신의 TV OS를 올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기뻐하며 좋아했는데, 막상 20불짜리 크롬캐스트가 최신 구글 TV OS를 야무지게 잘 돌리고 있는 것을 보고 그동안 이놈의 고대 유물과 씨름했던 내가 한심해졌다.

세상의 흐름에 잠시 뒤쳐지면 몸 뿐 아니라 머리도 쓸데없이 고생하는 구나 했다.

놀고 있는 프로젝터 같은 게 있다면 괜히 구시대 유물같은 안드로이드 박스 혹은 프로젝터에 내장된 안드로이드 박스 따위 끙끙거리며 쓰느라 애쓰지 말자. 요새 크롬캐스트 아주 좋다. 구글세계의 스트리밍은 아주 쉽게 캐스트가 될 뿐 아니라 kodi 같은 것도 빠르게 잘 돌아간다. wifi 속도도 제법 나와서 대용량의 소스도 무리없이 잘 소화한다. 다만 전류를 제법 당겨쓰느라 아무 USB 포트에서 전원을 끌어올 수 없다는 아쉬움은 좀 있을 뿐. 계속 켜놓으면 구글에다 이런 저런 정보를 물어다주느라 트래픽을 일으킨다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집안 라우터의 iptable로 적당히 막아놓으면 이런 트래픽은 크게 줄일 수 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