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태 perl을?

deep learning이 한창 유행이 된 뒤에 python은 뭐랄까 일종의 표준언어처럼 되어버린 듯 하다. python이 슬슬 고개를 내밀 시절에 잠시 가지고 놀았던 것을 떠올리면 ‘글쎄 perl이나 java로도 충분히 하는 걸 뭐하러 이런 걸 또 만들어서 번거롭게 하나?’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아마도 지금은 perl을 사용할 줄 아는 나와 같은 중 늙은이들의 숫자는 python을 즐겨쓰는 이들에 한참 미치지 못할 것 같다.

그래도 난 perl이 좋다.

왜?

perl로 하지 못하는 것은 거의 없다. python을 지원하는 deep learning foundation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만 빼고.

뭔가 수 많은 문서들의 내용들을 한꺼번에 수정하고 조건에 따라 살짝 스마트한 단순 작업을 수행하는 데에는 이만한 게 없다. multi-threading도 아주 잘된다. 귀찮게 이것 저것 링크하고 돌봐주지 않아도 아주 잘한다. 한 두 줄 정도 추가하면. 또 여전히 다양한 모듈들이 있어서 개인 기록들을 정리하는 것도 매우 편리하고.

python으로도 같은 일을 할 수 있지만 쓸데없이 복잡해진다. 빠르지도 않으면서.

그렇다. 그렇게 perl이나 사용하는 꼬장꼬장한 늙은이가 되어가련다.

여전히 html과 붙여쓰려면 java script가 편리하고, 살짝 스마트한 http 페이지를 만드려면 nodejs가 편리하고 일상 생활에 귀찮은 일들을 처리하는데는 perl이 편리한 그런 늙은이 말이다. python은 싫다. 그냥 정이 안간다. 어차피 빠르게 돌아야 하는 것들은 C/C++ 없이는 할 수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