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하드웨어 프로젝트?

요샌 뭔가 프로젝트를 하겠다면 대부분의 작업이 컴퓨터 위에서 소프트웨어 작업으로 일어나게 되고 구태여 예전처럼 별도의 소형 프로세스를 올려서 보드를 만들고 브링업을 하고 맨날 다운로드를 한다거나 하지 않아도 되서 육체노동 (땜질/..)이 크게 줄었다. 한마디로 컴퓨터만 한 대 가지고 있으면 뭐든지 다 할 수가 있다. 폰을 써도 되고. 테블릿을 써도 되고.

문제는 예전엔 하드웨어를 커스텀으로 독자 제작해서 작업을 하면 분명히 어딘가에서 미리 제작되어 나오는 물건들 보다 훨씬 성능도 좋고 내 입맛에 딱 맞게 쓸 수 있으니까 유리하단 장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미리 제작되어 나오는 키트가 훨씬 더 품질도 좋고 싸고 쓰기도 편하게 되어있는데다 OS까지 수시로 업데이트가 되고 있으니까 괜히 하드웨어 작업을 하느라 시간을 날릴 필요도 없다.

뭐랄까 이젠 개인이 도전할 수 있는 어떤 프로젝트의 수준이란 게 open source 및 각종 community에서 개발해놓은 코드들을 그대로 가져다 쓸 수 있기 때문에 별 노력을 기울이지 않더라도 매우 높은 수준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여기까진 좋지만 뭔가 스스로 만들어보는 즐거움은 많이 없어졌다. 그러니까 나 자신의 창의력을 키우고 십분 활용하면서 만족감을 느끼기엔 예전만 못하다는 것이다. 시간 단축이라든가 이미 만들어놓은 코드들이 정상작동하지 않아서 애를 먹거나 하는 걸 생각하면 이미 검증된 모듈을 가져다 붙여쓰는 게 만ㄹ도 못하게 편리하니까.

그러면 이런 상황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혜택이란 게 뭘까? 기성품에서 누릴 수 없는 추가적인 기능들을 구현해 넣는 정도? 오직 나를 위해 자동화된 시스템을 단시간에 내 스스로의 노력으로 갖게 되는 것? 그 정도랄까? 좀 아쉽긴 하지만. 예전처럼 모든 하드웨어를 다 설계하고 만들고 거기에 펌웨어까지 손수 설계해서 올려서 모든 구성품이 완벽하게 돌아가는 장관을 보면서 기뻐했던 것과는 분명히 다르다. 후자가 무조건 좋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기쁨을 얻는 부분이 달라졌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