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g Howe 공연 예매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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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좋아라하는 기타리스트를 꼽으라고 하면 가장 먼저 Greg Howe를 주저없이 뽑을 수 있다. 정말 주저함이 1도 없이. 단연코. 뭐랄까 10대때 가장 좋아했던 아이돌이나 뮤지션처럼이나 나의 2-30대를 장식했던 ‘기타 히어로’이기 보단 그냥 천재적인 뮤지션? 내가 알지 못하지만 그가 들인 엄청난 노력과 오랜 기간 쌓아온 경험 그리고 성실함으로 딱 하나가 된 존경하지 않을 수 없는 ‘기타의 달인’이라고 해야할 것 같다. 아쉽게도 Allan Holdsworth와 같은 거장은 나와 시대를 달리하기 때문일까 그렇게 가까와지진 못했고.

어쨌든 Greg Howe가 그간 슬픔을 딛고 올해는 전미 투어를 한다기에 8월 2일에 하는 공연 표를 예매했다.

사실 팬대믹 직전에 북미 투어를 할 때에도 예약을 했었는데 취소되었고 그 이후도 흐지 부지 되어버려서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것은 생각을 못했는데, 어쨌든 차로 대충 1시간 거리에 있는 Yoshi’s에서 공연을 한다니 가라아게나 무슨 꼬치류의 음식을 시켜먹으며 좋은 구경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분에 잠시 들뜨게 된다.

신기하게도 대형 뮤지션들은 멀어봐야 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대형 공연장에서 잘도 공연하는데, 이런 소규모 뮤지션은 1시간 남짓 거리의 Oakland라든가 Santa Cruz에나 가야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은 조금 신기한 일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되는 한국과는 참 대조된다고나 할까.

생각해보니 Greg Howe가 Denis Chambers, 테츠오 사쿠라이라는 베이스 주자와 자라섬 페스티벌에 와서 공연한 게 2004이었으니까 나로서는 대략 20년만에 보게 되는 것이지 싶다. 당시에는 Extraction이란 앨범을 내고 활동하던 때였는데 20년전이라 나이에 비해 상당히 애띤(?) 얼굴을 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빼짝 마른 기타 할배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자라섬의 나름 큰 공연 무대에서 그 한밤에 그 엄청난 곡들을 쉬지도 않고 뿜어내던 기억을 하면 아직도 아찔한 기분이 든다. ‘저게 사람이야?’ 하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고나 할까. 비슷한 시절에 Frank Gambale, Steve Smith등이 와서 했던 공연에 비하면 훨씬 박진감 넘치고 파워풀 했던 것 같다. 아쉽게도 원래 라인업인 Victor Wooten은 못 왔던 것 같다. 물론 후자가 별로라는 말은 아니다. 관록의 Steve Smith는 강력한 드럼 연주를 보여주었고 기타 명인 Frank Gambale의 연주도 당연히 엄청났다.

인생에 이렇게 매우 드물게 일어나는 이벤트에는 아낌없이 돈을 써줘야 한다는 게 내 때늦은 지론이 되었다. 사실 표값은 너무 미안할 정도로 싸다. 이것 저것 시켜먹고 해도 여간해서 $300을 넘기긴 어렵다. 이 근처 SAP center라든가 Levis Stadium에 오는 대형 가수들의 티켓은 $200을 넘고 그나마 인파속에서 주인공이 깨알같이 작게 보이는 위치에서 겨우겨우 볼 수 있는데, Yoshi’s에서는 아무리 뒤에 앉아 있어도 잘 보일 뿐더러 대략 50mm 렌즈를 가지고 찍어도 제법 좋은 화각의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지경이니 말이다. (모르겠다 사진 촬영을 허가해줄런지는)

8월 2일에 별탈없이 공연을 보고 왔다면 또 적어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