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Shame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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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배우였던 고 Steve Mcqueen이 감독한 영화 “Shame (2011)”을 봤다. 성중독인 주인공을 그린 영화라고 해서 봤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나 느낌은 괜찮았는데, 아직 이 영화가 뭘 의도하고 만들어졌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엔 주인공이 어떤 여성을 만나서 성중독 상태에 이르렀다가 정상으로 회복하는 그런 줄거리일 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니고 평소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주인공은 성중독에 시달리고 있는데, 그 때문에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맺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모습만을 그렸다. 영화 후반부에 그런 생활을 청산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그 정도만 더 심해지고 달라진 것은 없는, 그러나 정확히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미지수로 남는 결말을 보여준다.

어떻게 하다가 성중독 상태에 이르게 되었는지, 정상적인 인간관계가 맺어지지 않는데 그것을 어떻게 회복하려고 했는지 그런 이야기 보다는, 그냥 외로운 삶을 성중독 상태에서 살아가는, 주인공의 동생도 마찬가지로 성중독 내지는 관계중독의 상태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마도 소수가 아닌 그 또래, 비슷한 생활 수준인 현대인의 삶을 그려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영화의 무대는 뉴욕(맨해튼)인 듯 보여진다. 이곳에 여러 번 다녀와보고 미국에서 오래 살아와서 그런가 예전같으면 멋지게 보였을 거리나 풍경이 그냥 지저분하고 황량하고 쓸쓸하기 그지 없는 곳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영화에서도 그렇게 그려진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 또한 행복하고 멋지고 그런 것이기 보단 외로움을 이겨내지 못해 어떤 방법으로든 해결하고자 하다보니 성중독에 이르게 되고 어떻게 해서든 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진다. 심지어는 정상적인 결혼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 같은 주인공의 보스도 수시로 비싼 술집에 가서 여자들에게 껄떡대는, 그러다 용케 성공하면 외도를 일삼는 모습을 보여준다.

겉으로는 뭔가 있어보이지만 속은 텅비어있고 그래서 무엇인가를 늘 탐닉해야만 하고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했을 땐 심각한 감정의 바닥으로 떨어지는 현대인의 모습? 그런 걸 그려내고자 했지 싶다.

그렇다면 난 이들과 얼마나 다를까 생각해보면, 주인공처럼 성중독에 시달리고만 있지 않을 뿐이지 늘 사람이 그립고 되도록이면 많으면서도 원만한 인간관계를 원하고 있지만 그것은 애초에 쉽지가 않으니까 (부담도 많고) 그것을 (일에 의한) 바쁜 일과와 인터넷 중독(주로 글 읽기/유튜브 보기)으로 채우려고 하고 있는 것이지 싶다. 일단 나와 같은 사람이 이 영화의 주인공처럼 생활하려면 재미있을지 어떨지는 몰라도 나로서는 여러가지로 몹시 risky하다.

이 영화를 보면 이런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생태계는 거의 양성화되어있고 맘만 먹으면 어디서든 불륜행각이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제법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건강과 좋은 외모가 받쳐주기만 하면 대부분 언제든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정상적으로 여겨지는 장기적 인간관계(결혼이 전제로 깔리는)는 해본적이 없고 뭔가 스스로가 얽메이게 된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하려하지 않는다. 어차피 사람들은 결국에 혼자니까 애매하게 혼자도 둘도 아닌 어정쩡한 관계를 힘들게 지속하기보단 그냥 그 자신의 (성)욕구를 해소할 수만 있다면 (돈을 매개로 하는) 단기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유리한 상황으로 되어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