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믹서가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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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집에 오디오 믹서 하나 가지고 있는 것도 흔한 일이었지 싶다. 여러 개의 오디오 장치에 물리기도 하고 마이크도 물리고 기타도 물리고 등등등.
그런데 지금은 뭐랄까 DAW 믹서에 물려서 작업하는 게 편하고 실제 악기보단 가상악기를 쓰는 게 여러 가지로 편하고 좋으니까 외장으로 존재하던 믹서의 기능이 DAW로 들어가 버린 느낌이다.
그러니까 컴퓨터를 켜지않고 그냥 믹서와 파워앰프에 물려서 뭘 한다는 게 더 불편하고 안좋은 소리를 내는 것 같단 생각이 드는 거다.
이를테면 노래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예전엔 외장형 이펙터 (컴프레서/리버브 등등)을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었으니까 믹서와 아웃보드 멀티 이펙터가 있으면 좋았다지만 지금은 DAW에서 플러긴 몇 개 불러다가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는 게 더 다루기가 편한 거다. 이미 만들어놓은 프리셋을 불러다 놓으면 되니까 귀찮게 매번 세팅하지 않아도 되고.
실시간으로 녹음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드럼과 키보드는 가상악기를 불러다 써야되고 (실제 키보드와 드럼에 내장된 음원은 아무리 좋아도 꽝이다. 비싼 제품을 쓰기 전엔) 베이스와 기타는 직접 치겠다고 하더라도 보컬 포함 4채널이면 되는 거다.
그러니까 모노 입력 4개는 실시간으로 오디오로 받지만 나머지는 USB를 통한 미디로 받으면 되니까 한 곳에 사람 4-5명 (보컬,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을 데려다 놓고 동시 실황 녹음을 한다고 하더라도 드럼 키보드는 미디로 들어가면 되니까 나머지 3개는 4개 오디오 채널로 받아버리면 되는 거다. 어차피 오디오 출력은 최종 믹스 다운된 2채널이면 되고.
이것은 홈스튜디오로 치면 최악의 상황이고 일반적인 경우는 실시간으로 오디오 입력 1-2개 받는 게 전부라 믹서를 사는 것 보단 4채널 입력이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는 게 맞다. 믹서보다 부피가 훨씬 작고 성능도 더 좋으니까 말이다. 여기서 기타 입력을 USB 오디오로 받아버리면 보컬 베이스 두 개만 오디오로 받으면 되니까 4채널 입력도 의미가 없어진다.
미안한 얘기이긴 하지만 보컬과 베이스용 이펙트는 그냥 플러긴 이펙트로 떼워도 크게 아쉬울 게 없을 정도로 요새 플러긴들이 너무 좋다.
그러므로 결론은 적당한 2채널 오디오 인터페이스만 있으면 지저분하게 믹서 같은 거 올려놓고 쓸 필요가 없다. 라이브용 셋업이 되어있는 파일 하나 불러다가 DAW만 켜놓으면 된다.
정리하면
- 기타: 기타 -> 외장 이펙트 -> USB
- 베이스: 직접 Hi-Z 입력 -> 오디오 인터페이스
- 보컬: 직접 Hi-Z 입력 (컨덴서 마이크는 phatom powered) -> 오디오 인터페이스
- 드럼: USB 미디 입력 -> 가상악기
- 키보드: USB 미디 입력 -> 가상악기
결국, 오디오 인터페이스에 미디 기능 또한 필요가 없다. 실시간 오디오 입력 2개면 홈 스튜디오에서 합주도 가능하니까. 물론 믹스 다운된 소릴 다 같이 들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개별 녹음을 하면 헤드폰으로 모니터링도 되니까 역시나 더 좋아야 할 이유가 없다.
하다 못해 노래방을 하겠다고 하더라도 컴퓨터를 켜야 된다. 유튜브 카라오케가 실시간 반주기보다 훨씬 좋은 시절이라. DAW 추가로 더 켜놓는다고 컴퓨터에 별 다른 부하도 없는 시절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