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인간과 대화하기..
Written by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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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인생이 이리 추락했나 싶은 기분을 느낄 때가 가끔 있는데, 그 때가 바로 의도치 않게 사회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인간들과 마주해야만 할 때다. 내 경우 친구를 포함한 대부분의 인간관계를 오래전에 정리했기 때문에 평소에는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극히 드물다.
그러나 가끔 주위 사람들의 권유에 못 이겨 누군가를 만난야 한다거나 연락을 해야 할 때가 생기는데, 이 때 이들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으면 뭐랄까 나란 인간이 한없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기분이다. 이런 사람들을 내가 직장에서나 어떤 단체에서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대면하거나 말을 섞을 일은 정말 1도 없었을 텐데,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대화를 해야 할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해지다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이 세상에서 이들 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 이 세상은 이들이 이해하는 평이한 원리에 따라 굴러간다. 이 세상 어느 것 하나 이들의 생각되로 되지 않는 일이 없다. 그렇지 않은 것은 모두 그 당사자 혹은 사회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 실제로 경험해보고 마주하지 않은 모든 일에 대해서도 같잖은 논리로 제멋대로 충고하고 가르치려든다.
- 본인의 개똥철학을 설파할 때는 되도 않는 영어를 즐겨쓰는데 문장을 완성해서 빠르게 말하지는 못한다. 오직 단어만 몇개 나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대충 30분간 대화했던 것 같은데 그 내상 때문에 다음 날 하루 종일 불쾌함에 고통받았을 정도니까.
내가 다신 이런 경험을 하지 않겠노라 했었는데 또 실수(?)한 거라 생각한다. 난 늘상 이런 경험을 할 때마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그들이 이상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해오곤 했었는데, 이런 경험을 하고 있다는 자체가 내가 삶을 잘 못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개중 다행스러운 것은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식욕이 바닥으로 떨어진다는 것인데, 덕택에 2-3끼를 한꺼번에 건너뛰는 혜택을 누렸지 싶다. 일부러 참으라고 하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