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lug2: successor of WDL-OL

취미로 기타 이펙터를 만들다가 역시나 땜하는 것 보단 소프트웨어로 하는 게 빠르고 깔끔하겠다 싶어 WDL-OL이란 개발 플랫폼으로 올라타서 재미삼아 이펙트를 여러 개 만들었던 것 같다.

그게 10년도 넘은 것 같은데 나는 뭔가 우울할 일이 생길 때 마다 소일 거리로 다시 찾곤 했던 것 같다. (우울할 땐 역시 땜질/컴퓨터질이지)

그러다 다시 원래의 일상생활로 복귀하고 했다. 제대로 다시 깊게 들어간 것은 딱 두번 정도였던 것 같다.

만들었던 것은 주로

  1. 기타 프리앰프 (기종별로)
  2. 기타 앰프 (파워앰프 대충, 나머지는 스피커 시뮬레이터)
  3. 고전 이펙트 (TC1210/2290)
  4. Kemper profile replay

이 정도였던 것 같다. 사실 이것들 중에 누군가가 사용하게끔 풀어놓은 것은 하나도 없는데, 아마도 그것은 스스로 자신감(?) 같은 게 없었달까? 혹은 팔고 싶은데 어차피 아무 대가도 못 받을 바에야 그냥 나만 쓰고 관두자?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지나고 보니 그냥 무료로 풀고 가끔씩 피드백이나 받는 것도 재밌겠다 싶단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기존에 만들어놨던 것들을 모두 새 컴퓨터 환경에 업글해야 한다. x86에서만 돌던 건데 m1도 돌게 해야 하고 VST는 지원하게끔 별도로 빌드할 생각이 없으므로 AU만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말이지.

그래픽도 나름 업글하고 싶지만 능력이 미천하여 나처럼 이렇게 공짜로 뭔가 만들어주고 싶다 하는 사람이 나타나면 좋겠는데, 없는 동안엔 한심한 모양의 UI라도 유지해야지 싶다.

매년 목표로 Swift를 배워야지 배워야지 했는데, 역시나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 보단 뭐라도 조금이라도 더 익숙한 예전에 하던 것들을 다시 손 대보려는 나야 말로 이제 많이 늙었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이런 짓을 최종적으로 그만 두게 된 것은 Fractal audio의 AX8과 한참 후에 FM3를 구입하게 된 게 큰 원인이 되었다. 사실 이렇게 다 만들어져있는 물건을 사게 되면 활동의 중심이 이펙터보단 기타 연주 자체로 옮겨가게 된다. 그런데 막상 기타를 쳐보려고 해도 예전처럼 재미가 없다. 예전엔 ‘모든 이들이 열심히 기타를 연습하기만 하면 다 뛰어난 연주자가 될텐데 실력이 늘지 않는 것은 그 사람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실 재미를 못 느끼는 일에 죽자 사자 매달릴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나 역시도 이런 저런 것들 새로 배우고 하고 싶은 것은 많은 데 아직도 재미를 못 느끼고 몰입이 잘 되지 않는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Iplug2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생각보다 WDL-OL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 새로운 플랫폼 (이참에 universal binary(M1/x86)도 만들어보고)용으로 포팅도 해보고 github에 공짜로 풀어주는 페이지도 만들어볼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