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컬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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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로이드라는 소프트웨어를 접한 것은 꽤 오래 전이었던 것 같은데, 일어용 윈도우즈로 만들어진 소프트웨어 답게 뭐랄까 불편한 기분 때문에 잠시 뭐하는 기능을 가진 것인가 확인해본 것이 고작이었다.
난 kpop을 즐겨듣는 편이 아니고 특정 장르에 빠져 매우 오랜 시간 같은 스타일의 음악에 젖어있는 편이고 어쩌다 새롭게 알려진 주자들이 나타날 때마다 골라서 음악을 듣는 편이라 이 세상의 음악들이 어떤 흐름으로 변화하고 있는지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냥 새로운 주자가 나타나서 새로운 느낌의 음악이 나오면 뭐랄까 그만이 가진 새로운 개성이 발현되었구나 하고 말았을 뿐.
그런데 최근 20년간 나왔던 이런 저런 인기 음악들을 어쩌다 듣다보니 예전엔 느낄 수 없는 새로운 느낌이 전세계적으로 유입이 되었구나해서 신기하다 했는데 - 이런 현상은 아티스트를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면이 있다 - 역시나 어쩌다 일본음악들을 한꺼번에 찾아듣다보니 알게 되었다. 바로 그 새로운 느낌은 최근 일본 음악의 순한 맛이었구나하고 말이다. 도대체 이런 음악은 어디서 나와서 유통되고 있나 했는데, 보컬로이드 아티스트들이 그들이고 그들을 좋아하는 이들이 전세계적으로 퍼져있다보니 그렇게 되어버렸구나 싶다. 일본 문화에 대해서는 고작 어쩌다 일본 드라마 뿐인 나로서는 전혀 알 수 없는, 그러니까 수많은 아니메/오타쿠 문화와 관련된 것들, 여기에 연결된 음악들이 유입되었구나 하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Kawaii metal이라고 해서 2010년대 초에 인기가 드높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런 스타일의 음악이 그냥 어느날 갑자기 Baby metal이란 밴드가 들고 나온 것이 아니고 이미 이런 스타일의 음악들이 충분히 저변의 음악 욕구를 적셔주고 있는 상황이었다는 것을 몰랐다. 다시 생각해보면 이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유명한 보컬로이드 음색인 하츠네 미쿠의 그것과 거의 같은 느낌이었고 그렇게 거슬러 거슬러 가보면 90년대 80년대, 그리고 일본 만화들 게임들과 연결이 되겠구나 하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진작에 많은 사람들이 Windows에서 Mac으로 넘어왔고 높은 iphone 사용률이라든가 일본인들의 성향으로 봤을 때 분명 Mac을 사랑할 것 같은데 여전히 마켓 쉐어를 보면 windows가 70%를 넘기고 있고 MacOS가 여타의 OS들과 함께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수준이니 좀 놀랍다 싶긴 하다. 그만큼 윈도우즈가 좋다라기 보단 기존에 그렇게 많은 사용자층을 만들어냈기에 그들이 만든, 또 그들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많겠지 싶을 뿐이다. 물론 그만큼 좋은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보컬로이드를 로직과 사용하는 것은 과거 윈도우즈에서 일어가 나오는 보컬로이드를 쓰는 것과는 나름 편한 구석이 있다. 맥 자체가 다국어를 지원하는 것이 윈도우즈보단 체계적인 편이라 영문 모드로 사용하는 데 갑자기 일어 버튼이 불쑥 나타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니까. 뭐랄까 보컬 곡을 보컬 없이 만들기에 당장엔 정말 더 없이 편리한 방법이긴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가이드를 붙이는 방법으로 사용하기엔 나름 노력이 많이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누구 하나 불러다가 대충 가사 붙여서 하면 될텐데, 가사도 일어에 한정되어버린다는 문제도 있고. 이것도 이 세상의 문화 흐름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겠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