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me it on the rain...
Written by
Ke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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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별로 행복하지 못하다고 해서 이것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모든 것은 그저 안 좋은 날씨 탓이라고 해버리고 싶다.
생각해보면 그런 순간이 살면서 꽤 많았다. 그러나 어떻게든 시간은 흘러 흘러, 상황은 좋게 흘러 흘러 지금까지 왔다.
가까운 예로 팬대믹이 처음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이게 꽤나 오래 갈 것으로 전망하던 사람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그로부터 1년이 되지 않은 시점부터 (참지 못하고) 열심히들 돌아다니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며 살았던 기억이 난다.
이러다 아무도 살지 않는 폐허가 되어버릴 것 같았던 을씨년한 거리를 지나면서 과연 이 순간이 얼마나 더 가게 될까 했지만.
지금은 그런 시절이 내게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무런 생각 조차 나지 않는다.
하루 하루가 고통의 연속이었던 시절도 꽤 오래 지속되었음에도 지금 나는 그 시절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지금 나의 괴로움을 어디다 하소연한들, 하소연하면서 열심히 흥분하고 열을 내 본들 그 고통이 덜해지지도 사라지지도 않는다.
때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지고야 말 것이란 것을 생각하면 차라리 이런 신비로운(?) 경험이 더 오래 되길 바래야 되나 싶다.
사람은 이런 순간에 감수성도 예민해지고 예전에 하지 않던 손을 놓고 있던 것들을 다시 집어들고 몰입할 수 있으니까.
지금 이 순간을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