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인정욕구...

생각해보면 내가 나에 대해서 기대하던 어떤 삶의 궤도에서 벗어나게 된 뒤로는 난 ‘대충 살아야겠다’라는 결정을 예전에도 수도 없이 했던 것 같다. 지금의 삶은 사실상 내가 지향하던 삶을 포기에 포기를 거듭해서 나온 결과인 거다.

어차피 그 전의 삶이든 그 이후의 삶이든 누구에게 인정받기는 커녕 누구로부터도 주목이나 관심조차 받은 적이 없다.

그런데 또 어느 틈에 나는 ‘이 정도는 되야지…‘하는 말도 안되는 기준 같은 게 생겼고, 그 동안 ‘야 애가 이 정도 힘들 게 살았으면 불쌍하니 그냥 풀어주자’하며 쓸데없이 높은 기준의 초자아에게 막 살게 놔두자 합의를 봤던 것 같은데, 그런 게 어느 새 전부 다 사라지고 뭔가 남의 눈이라든가 다른 이들의 기준 따위를 만족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날 발견하게 된거다.

‘어차피 다른 사람의 취향 따위 만족시킬 수 없어, 그러니 그냥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란 생각도 언젠가부터 나를 떠났다. 누군가로부터 핀잔 같은 거 들으면 나도 모르고 푸욱 주눅이 들어있기 십상이고.

이걸 입으면 다른 사람들이 돈 없는 놈처럼 볼테니까, 이걸 들고 다니면 거지 취급을 받을지 모르니, 이걸 먹으면 건강하지 않으니까, 이걸 먹으면 근손실이 일어나니까, 이걸 먹으면 지방이 쌓일테니까, 이걸 마시다간 중독될지도 모르니까 하면서 살아버린 거다. 어쩌다 이런 ㅂㅅ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것일까?

이건 그냥 매일 매일 나를 훈련시켜서 ‘내재화’를 시켜야 얻을 수 있는 일종의 근력같은 거구나 한다. 그냥 어쩌다 그렇게 하자 맘먹는 다고 되는 게 아닌 거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는 것 같거나 아니면 하고자 하려는 충동이 강하게 발생해도 존재하지도 않을 어떤 검열관 따위를 미리 무서워해서 ‘아 내 주제(?)에 뭐 이런 걸 하나..’ 하는 걸 늘 알아차려야지 한다.

여기서 벗어나는 걸 목표로 2024년의 resolution으로 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