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감정..?

어떤 결정을 내려버리고 나서 늘 후회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게 어쩌다보니 버릇이 되었다.

그러니까 ‘A를 들고 있는 게 불편하니 관두자(포기하자)’ 라는 결론을 내리고 그렇게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냥 힘들어도 들고 있는 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거다.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그냥 뭔가 아까운 거다. 조금만 참았으면 안 버려도 되는 걸 버렸네. 아깝다. 이런 거다. 그 골치 아픈 게 떨어져나가서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고 홀가분해진 것은 그새 까맣게 잊은 거다.

그러니까 내게 고통을 주던 게 사라지고 나니 그것이 주던 고통은 잊고 그것이 주던 달콤함이 아쉬워지는 거다.

실제로 그것이 고통을 주고 있을 때도 어느 정도의 즐거움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머릿속에서는 늘 두 가지를 저울에 달아놓고 갈등했다. 사실 그것이 날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

‘이것의 좋은 것을 취하자니 안 좋은 것도 동시에 취할 수 밖에 없네’

이런 거다. 차의 모양이나 느낌이 너무 좋은데 유지비가 많이 들어가는 경우라고나 할까. 거의 유지비가 들지 않는 차는 그 차가 보기 좋다고 하더라도 되려 값어치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으니까 스스로의 가치를 더 인정받기 위해서라도 유지비가 많이 들게끔 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뭐가 되었든, 작용 반작용의 법칙이랄까 좋은 게 있으면 나쁜 게 있다. 여러 번 생각해봤는데 나쁜 게 좋은 것을 넘어선다, 아니 그게 아니라도 그냥 아니다 싶다면 여러 번 생각하지 말고 과감히 버리고 잊어버리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자체가 언젠가는 불편해서 결국엔 내버리게 될 것이었다 생각하면 된다. 지금 어떻게든 괴로움을 모면했다고 그 성질이 달라지진 않으니 또 언젠가는 나를 괴롭히게 되어있다. 또 일단 처분했다면 멍청하게 결정해서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네 아깝다 해봐야 아무 의미없다. 어차피 인생 그 따위 결정 하나 잘 되지 않았다고 해서 잘 굴러갈 게 엉터리로 굴러갈 그런 게 아니다.

어차피 대충 결정한 것 같고 대충 살아버린 것 같아도 내 안에서는 충분히 많은 검토와 검토를 했을테고 내 생각을 전부 기록으로 남겨둘 수는 없지만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수 많은 계산들이 이미 이루어졌기에 나에게 그런 최종 결정이 일어났다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잘 될 거라면 어떻게든 잘 되게 되어있다. 대충 살든 끙끙거리면서 돌다리를 수백 수천번 두드려가든 될 인생는 되는 거고 안되는 인생은 안되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