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Coverdale...

David Coverdale이란 레전더리한 보컬리스트의 음악을 처음 접한 것은 Whitesnake의 잘 알려진 곡을 들을 때였다. 사실 이때의 보컬은 지금 내가 느끼기에 뭔가 상업성을 고려한 나머지 과한 쇼맨쉽처럼 과장된 소리를 내려던 때가 아니었나 싶다. 물론 그 때의 모든 작품들이 그랬다는 것은 아니고 내가 특별히 기억에 남았던 노래들이 그랬다는 거다.

David Coverdale이란 사람의 이력을 보면 이미 10대에 로컬 밴드에서 보컬로 활동하다 1973년 당대 이름 있는 밴드 Deep Purple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온다. 1974년에 나온 앨범 Burn과 Stormbringer에서의 활동이 매우 두드러지는데, 당시 기타리스트였던 Ritchie Blackmore도 매우 왕성하게 활동해서 여러 개의 앨범과 밴드활동을 했던 것으로 나타난다.

어쨌든 나는 이 1974년 시절의 David Coverdale의 보컬이 가장 마음에 든다. 1951년생인 것을 감안하면 대략 22-24세때의 활동 결과라고 할 수 있고 사람마다 자신의 재능이 꽃피워지고 그것이 세상으로부터 인정받는 시간대가 다들 각각 다르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사람에게 20대 초반의 어떤 능력 발현은 이후의 생에 정말 큰 영향을 미치는구나 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슨 말이냐면 David Coverdale의 경우는 그 자신의 능력이 이미 충분히 어린 나이에 발현이 되었고 그게 세상에 알려지기까지 비교적 짧은 시간이었던 덕택에 20대 초반의 재능이 잘 발휘될 수 있었구나 하는 거다. 누구에게나 20대 초반은 (근거없는) 자신감으로 넘쳐나고 좋은 체력 덕택에 열심히 갈고 닦을 수 있었기에 이런 결과를 내놓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단 거다.

아쉽지만 이 이후의 활동은 사실 이렇다 할만 한게 거의 없다가 1980년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큰 부와 명예(?)를 가져다주는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람에게 그 사람에게 부여된 재능이란 것이 운과 마주할 때 꽃 피워지는 구나 하게 되는 거다.

1974년에 Ritchie Blackmore은 ‘Black sheep of the family’라는 자신의 노래가 밴드 (Deep Purple)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일종의 사이드 프로젝트로 Ronnie James Dio와 그가 속했던 Elf라는 밴드와 활동하게 되었는데 사실상 이게 Rainbow라는 밴드의 시초가 되었다. 1974년의 이런 왕성한 활동은 어찌보면 David Coverdale과 Ronnie James Dio라는 두 전설적인 보컬리스트들을 세상에 알려지게 했는지도 모르는데, 당시 Deep Purple에서 David Coverdale이 부르던 “Mistread”라는 곡을 Rainbow live에서 Ronnie James Dio가 부르고 있는데, 뭐랄까 원곡에 미치지 못하는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둘의 색은 너무 강해서 이 둘이 불렀던 노래를 서로 교차해서 부르게 한다면 (그럴 리도 없고 그럴 수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고) 뭐랄까 원곡의 보컬에 비해 아쉬운 결과가 나올 정도라 할 정도로 이 둘은 자신들의 개성이 정말 강했다 싶다.

Ronnie Jame Dio가 부른 “Catche the rainbow”라든가 “Rainbow Eyes”같은 노래를 듣고 있으면 록 발라드의 감성이 어쩌면 이렇게 뛰어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고음의 음역대가 장점이다보니 허스키의 여성보컬 느낌까지 강하게 주는 보컬 능력에 놀라게 되지만, 대부분의 하드한 Rainbow 곡들에서는 작은 체구의 그가 힘차게 내지르는 그의 목소리와 박력에 완전히 매료된다.

David Coverdale의 경우는 매우 높은 음으로 샤우팅 하는 경우를 빼면 대부분 중저음의 톤으로 노래를 부르는데 이것이 정말 매력적이다. 지금 팝음악의 주류를 이루는 음악 중에서는 이런 강하게 뿜어져나오는 남성성을 느낄 수 있는 음악은 찾기 힘들지 싶다.

이 둘은 어찌되었든 74년대 중 후반 왕성한 활동을 하고서 결국 자기들의 이름을 내 건 밴드를 차려서 모두 독립했다. 뭐랄까 보컬리스트로서는 Deep Purple/Rainbow시대에 전성기를 맞고 살짝 늙어버린 시절에 자신들의 밴드를 차려서 돈과 명예를 얻었다고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