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서비스 센터에 들어갔다..2

어제의 블로그를 작성한 뒤 밤 9시쯤 보니 이런 저런 작업이 진행되고 있음이 테슬라 앱을 통해서 확인이 되었다. 일부러 펌웨어를 2023년 버전으로 업데이트 한 뒤에 다시 OTA로 최근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는지 확인한 것처럼 보여진다. 두 차례 firmware가 업데이트 되고 나서야 모든 수리가 완료되었다는 메시지가 왔다. 차를 픽업해가란다.

아침이 되어 차를 픽업했는데 여기까진 좋았다. 일단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가 되었고 그동안 보이지 않던 메뉴며 기능들이 확인되고 다 좋았는데, 알고 보니 뒷좌석 문짝에 누군가가 keying을 길게 해놓은 게 보였다. 아마도 서비스 센터 앞 주차장에 밤새 대 놓은 것이 문제가 되었구나 싶어서 sentry mode로 촬영된 동영상을 뒤져보니 누군가가 정말로 keying을 해버린 거였다. 유튜브에서나 볼 수 있는 장면이구나 했는데, 그게 나에게 현실이 된 거다.

이걸 고맙다고 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만. 이 자는 새벽 5시 쯤에 내 차 옆에 자기 차를 세우고 유유히 자신의 차 키를 내 차의 뒷 문짝에 힘주어 누르고 길게 스크래치를 남기며 자신이 일하는 곳으로 들어갔다가 11시 반에 다시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오면서 스스로가 이 범행을 저질렀음을 확실히 증명해보였다. 얼굴이며 모든 인상착의를 또렷하게 다시 드러내면서 자신이 저지른 일을 다시금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신기하게도 자신이 저지른 일을 다시 확인하면서 꽤나 놀라는 눈치였으니까. 어쨌든 이 자가 오전 5시에 세운 차량은 내내 그 자리에 있었고 11시반쯤이 되어 다시 자신의 차량으로 돌아왔으니까 다른 누가 일을 저질러 놓고 도망간거다 뭐다 할 수 없는 ‘빼박캔트’의 상황이 된 거다.

폴리스 리포트도 하고 출장나온 경찰에게 차도 보여주고 자초지종도 이야기하고 관련 동영상도 경찰이 알려준 링크에 모두 전송했다. 보험회사에도 연락해서 관련 자료를 모두 업로드하고 이런 저런 일들을 다 했다. 테슬라 서비스 센터에도 이 사실을 알려줬는데 저녁 쯤에 나에게 전화가 왔다. (그 범인은) 자기네 옆건물에서 일하는 사람이란다. 모든 게 다 확실하게 밝혀졌는데 그러면 이제 본인이 등판하여 나에게 수리비를 지불하면 이 사단은 끝이 날텐데 과연 그렇게 될 것인가?

일단 인근 수리점에 견적을 의뢰했으니까 견적이 나오는 즉시 보험회사에 얘기하고 수리를 받으면 될 것 같다. 하루 일을 거의 공을 치다시피 해가며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으니까 이제 하늘의 명을 기다려야지. 하루가 이렇게 길어진 느낌은 오랜만이다. 뭔가 긴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한밤 중이 되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