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의 도장면이 나갔을 때의 수리 비용...

누군가 날카로운 물체로 차 문짝을 그어버리고 지나갔을 때의 수리비용에 대해 견적을 받아왔다.

비록 문짝 하나를 긁었지만 소위 blending을 위해서 패널 3개를 재도색해야 한다고 한다.

그러니까 모래를 쏴서 기존의 페인트를 죄다 벗겨내고 새롭게 멀티 코트를 해주는 거다.

유튜브에 보면 터치업 페인트를 잘 발라서 복원하는 경우들을 잘 보여주는데, 이런 것은 실제 자동차 수리의 세게에서는 없는 일 같다.

내가 업체 두 곳에서 견적을 받았는데, 두 곳 모두 3장의 패널을 재도색해야되고 working day 기준으로 4일이 걸린다고 했다.

일단 나의 사랑스러운 차가 사고를 당했을 때는 수리점 주차장에서 최소 4일은 썩어줘야 되는 거다. 재도색 결과가 얼마나 잘 나올지도 알 수가 없고.

피해의 규모나 액수보다도 수리 결과의 품질이 불만족스럽고 그동안 차를 쓰지 못하는 것, 수리소 주차장에 차가 방치되는 것 등등을 따지면 이 심리적인 피해라는 건 정말 엄청나다.

어차피 한장만 도색한다고 해도 별로 티가 날 것은 없다고 본다. 다만 그렇게 하는 걸 마치 국룰로 삼아서 업체 관행처럼 하고 있다는 게 문제지.

차에 이곳 저곳이 알게 모르게 상처가 약간 씩 있는데, 사고가 나도 왜 이렇게 난 건지 상처가 전혀 없는 쪽에 일을 저질러 놔서 사실상 3개의 패널에 모두 도색을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기존의 상처도 회복되거나 하는 일은 없게 되었다.

대개 이 경우 DIY로 수리한다고 하면 긁힌 부분을 중심으로 800grit 정도의 페이퍼질을 좀 해주고 패인 부분에 touch up painting을 한다. 대개 touchup paint pen을 이용해서 매우 작게 dripping을 하거나 얇게 발라주고 손으로 문질러 주는 방식으로 하고 12시간 정도 말려준다. 그 다음 다시 페이퍼질을 해서 기존 도장면과 높이를 맞춰주고 대개 1500이나 2000 grit짜리 페이퍼로 마무리를 한 뒤에 compound를 이용해 광을 낸다.

잘은 모르지만 이렇게 되면 기존 도장면을 살짝 날려버리고 이미 손상을 받은 부위에는 새 페인트를 넣어주는 식으로 수리를 하는 건데, 페인트의 컬러가 100% 매칭되지 않으면 티가 날 수 밖에 없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하얀 primer가 드러나 있거나 아예 금속면이 드러나 있는 것보단 분명히 나은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거다. 만일 나중에 사고가 나거나 재 도색이 들어가야 되는 지경에 이를 때까진 적당히 잘 버틸 수 있는 거지.

뭐랄까 내 기분은 만에 하나 가해자가 보상을 한다고 하더라도 (글쎄 확률은 희박하다고 본다) 내가 사다놓은 touch up paint로 적당히 발라주고 약간의 샌딩/컴파운딩을 해버릴까 한다. 그게 차가 수리하는 곳에서 썩고 있다가 페인트를 뒤집어 쓰게 되는 것보단 낫다고 본다.